차승원 “효진이라 사랑스러워요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입력 2011-05-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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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시작하고 나니 출연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는 차승원. 무거운 이미지를 버리고 택한 드라마 ‘최고의 사랑’으로 뜨거운 인기를 모으고 있다.

■ MBC드라마 ‘최고의 사랑’ 차승원 “최고의 인기? 띵동! 나 독고진이야”
천상천하 유아독존 ‘독고진’ 진짜 있냐고요?
모르죠, 감쪽같이 숨기고 있을지도…하하

차승원 트레이드마크 ‘소’자 수염 깎던 날
전 홀가분했는데 작가들이 더 난리였죠

처음엔 ‘날티’패션…애정앓이땐 슈트로 점잖게
바쁜 일정에 줄담배 피우며 보양식 투혼해요


드라마 ‘아테나-전쟁의 여신’이후 불과 3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졌다.

차승원(41)은 요즘 주연을 맡은 드라마 제목처럼 시청자들로부터 ‘최고의 사랑’을 얻고 있다. 몇 년간 묵직한 역할만 고집하던 그가 모처럼 로맨틱코미디에 나서며 얻은 결과다.

차승원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MBC 수목드라마 ‘최고의 사랑’(극본 홍진아·홍미란·연출 박홍균)에서 까칠한 톱스타 독고진을 맡은 그는 40대 남자 연기자도 가슴 설레는 로맨스를 보여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뜨거운 반응을 즐길 여유도 없이 연일 밤샘촬영을 하고 있는 차승원을 어렵게 전화 인터뷰로 만났다.

전화가 연결된 날도 차승원은 새벽 4시가 되어서야 촬영을 끝냈다. 피로를 달래느라 “잠깐 눈만 붙였다”고 말문을 연 그는 “자주 만났던 사람들을 촬영 때문에 못 보니 드라마 반응이 어떤지 실감은 나지 않는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 “효진이와 나, 이상한 조합 같지 않나요?”

‘최고의 사랑’의 주인공 독고진은 인기도, 실력도 완벽한 톱스타다. 대외적으론 부드러운 남자이지만 알고 보면 매사를 까칠하게 대하는 이기주의자이다. 누구와 대화를 하든지 “나 독고진이야”라고 윽박지르고 시작하는 유아독존적 성향의 인물이다.

사람들의 호기심은 연예계에도 실제로 독고진 같은 스타가 있을까란 궁금증으로 이어진다. 차승원은 “진짜 독고진? 과연 있을까요”라고 반문하며 “모르죠. 있는데 감쪽같이 숨기고 있을지도. 하하. 그런 성격은 겉으로 표현하기 힘들어요”라고 했다.

철저한 성격의 독고진은 ‘비호감 연예인’ 구애정(공효진)을 만나 자신조차 믿기 어려운 사랑에 푹 빠진다. 차승원에게 물었다. “구애정 씨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랑스러워요. 겪어보니 묘한 매력이 있어요. (공)효진이가 연기해서인지 몰라도, 안아주고 싶은 여자예요. 그런데 효진이랑 저 이상한 조합 같지 않나….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게 신기할 때도 있거든요.”

차승원은 4년 동안 드라마 영화를 막론하고 코미디 장르와 ‘담’을 쌓았다. 2007년 영화 ‘이장과 군수’를 끝으로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포화속으로’ 등 출연 영화에서 무거운 역할을 고집했다. 2009년 SBS 드라마 ‘시티홀’에서도 멜로 연기를 했지만 진지한 캐릭터였고 2월 말 막을 내린 ‘아테나’ 역시 강한 인상만 남겼다.

“무거운 작품을 연달아 하긴 했어요. 배우에게 희열을 주고 무언가를 찾게 하는 캐릭터가 있는데 그동안 그것에 집중했어요. ‘아테나’ 끝나고 활기찬 로맨틱코미디를 하고 싶었어요. 이번 제작진을 만나서 ‘웃기고 멋있는 남자를 만들자’고 했는데 그대로 되는 것 같아요. 한 배를 탄 효진이랑 서로 든든한 조력자죠.”

차승원은 드라마에 맞춰 10년 가깝게 길렀던 콧수염도 잘랐다. 18일에 방송한 5회 분에서 구애정의 환심을 사기 위해 수염을 자르는 설정이 등장했다. 차승원이 밝힌 콧수염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는 이렇다.

“사람들은 놀랐지만 저는 솔직히 홀가분해요. 하하. 작가들이 아주 조심스럽게, 마치 제 몸의 일부를 도려내야 하는 양 ‘괜찮겠느냐’고 묻는데 내심 ‘잘 됐다’ 싶었죠. 확실하지는 않지만 구애정과 사이가 나빠지면 다시 수염을 기를 수도 있겠죠?”


● 근황? “각종 보양식과 담배와의 싸움”

연일 계속되는 밤샘 촬영 탓에 그는 체력관리에도 신경을 쏟고 있다. 차승원은 이런 근황을 “각종 보양식과 담배와의 싸움에 끼어있는 상태”라고 익살스럽게 표현했다.

“비타민을 종류별로 먹고 홍삼 뿐 아니라 세상에서 나오는 좋은 것들은 다 챙겨 먹어요. 그런데 세상에서 제일 안 좋은 담배를 엄청나게 피우니…. 저를 중간에 두고 비타민과 담배들이 싸우는 상황이에요. 정신 줄 놓지 않으려면 잘 버텨야죠.”

65분 안팎의 드라마 분량 가운데 그는 무려 70∼80% 에 출연한다. 출연 분량이 많아 잠잘 시간도 부족한 하루를 보내지만 운동만은 멈추지 않는다.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러 운동을 더 한다”는 그는 “드라마 반응이 좋으니 그것만으로도 버틸 수 있다. 사람 마음이 그렇다”고 했다.

마침 그와 전화 인터뷰를 하기 직전 이색적인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40대 남성들이 가장 닮고 싶은 스타일’ 1위에 차승원이 뽑혔다. 이 소식을 전하자 차승원은 “어떻게 사느냐가 점점 더 중요해지는 나이가 됐는데, 그런 설문 결과가 나오면 ‘괜찮게 살고 있구나’ 싶다”고 했다.

모델 출신답게 완벽한 몸매와 스타일을 자랑하는 그는 ‘최고의 사랑’에서 작정하고 독특한 개성을 연출한다. 톱스타 역할이니 의상에 제약도 받지 않는다. 차승원은 “독고진의 성격답게 티셔츠 하나를 입어도 튀게 입는다”는 게 목표라고 했다.

“남자 의상은 한계가 있어요. 그 속에서 감정을 표현해야 하니 쉽지 않아요. 처음 독고진은 소위 날티나는 이미지로 애들처럼 입었고 구애정을 향한 마음이 깊어질수록 점잖은 슈트를 입어요. 대본에 ‘집에서 편안하게 입는다’고 써 있어도, 진짜 대한민국 남자들처럼 파자마를 입을 수 없잖아요. 그래서 자꾸 튀는 티셔츠를 찾아요.”

‘최고의 사랑’은 초등학생인 차승원의 둘째 딸과 그 친구들에게도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그는 “여러 모로 해피한 작품”이라고 했다.

“요즘은 작품을 선택할 때 가족, 그리고 아이들이 가장 우선이에요. 딸이나 친구들이 좋아하는 걸 보는 데 저한텐 그게 정말 중요해요.”

매회 쏟아지는 독설 대사도 화제다.

6회까지 마친 차승원에게 ‘최고의 대사’를 뽑아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독고진의 억양을 그대로 살려 주저 없이 말했다. “내가 너무 수치스러워!”

사진제공|MBC
이해리 기자 (트위터 @madeinharry)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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