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잡는 ‘스타닷컴’

입력 2011-06-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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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훈·옥주현 이어 나가수닷컴 등장
정보공유 사이트서 인신공격도구 전락
몇만원에 도메인 구입…★사냥 부추켜


‘OOO닷컴’이 기승이다.

연예인이나 유명인은 물론 특정 프로그램을 비난하는 각종 닷컴 사이트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 사이트들은 겉으로는 특정 연예인이나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거나 정당한 비판을 나누는 창구를 표방하지만 실상은 인신공격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내는 도구로 전락해 우려를 낳고 있다.

OOO닷컴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서태지와의 이혼 소송이 알려진 4월 말 등장한 이지아닷컴부터. 이후 고 송지선 아나운서의 자살 직후 생긴 두산베어스 야구선수 임태훈닷컴, MBC ‘우리들의 일밤’의 코너 ‘나는 가수다’의 각종 논란에 따라 나온 옥주현닷컴과 나가수닷컴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이슈가 되는 인물 또는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한 사이트의 등장을 두고 연예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개인 신상까지 파헤치고 무차별 비난을 쏟아내는 인신공격용으로 악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OOO닷컴 가운데 현재 가장 방문자가 많은 나가수닷컴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에 기댄 채 프로그램 연출자 신정수 PD의 퇴출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 보다 먼저 만들어진 옥주현닷컴은 등장하자마자 온갖 욕설을 담은 글들로 도배되더니 결국 하루 만에 사라졌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연예인 사이에서도 불안 심리가 작동하고 있다. 가수 김진표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아무개닷컴이 자꾸 생기는 것에 불쾌함과 불안감이 들어 김진표닷컴 도메인을 사버렸다”고 밝혔다.

또한 이런 ‘OOO닷컴’들은 사람들의 관심에 편승해 반짝인기를 누리다 시간이 지나면 이내 주춤한다. 실제로 한때 큰 관심이 쏠렸던 이지아닷컴이나 임태훈닷컴은 관련 이슈가 시들해진 요즘에는 사실상 거의 유령 사이트처럼 방치되고 있다.

‘OOO닷컴’이 기승을 부르는 또 다른 이유는 관련 도메인을 2만 원에서 3만 원 사이의 금액으로 비교적 쉽게 살 수 있기 때문. 호스팅 업체에 이 금액을 내고 도메인을 신청하면 1년 동안 해당 사이트를 운영할 수 있다.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유명 연예인의 이름은 곧 상표권과 비슷해서 동의 없이 사용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지만 대중의 관심이 뜨거운 상황에 개입하고 싶어 하는 연예인은 드물다”며 “이런 심리를 악용해 더 많은 OOO닷컴이 생기는 것 같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해리 기자 (트위터 @madeinharry)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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