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웃기지마! 여배우, 피도 눈물도 없이…

입력 2011-06-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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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스크린, 여전사 3인의 ‘블록버스터 전쟁’

시속 300km의 오토바이를 타고 거리를 내달리거나 참혹한 전장 속 단 한 발에 묻어나는 냉혹한 저격수의 카리스마. 혹은 망망대해의 거친 파도 속 괴생명체에 맞서는 여전사.

올해 여름 극장가를 후끈 달아오르게 할 액션 블록버스터 속 여성 캐릭터들의 모습이다. 여배우들이 액션 블록버스터의 험난한 촬영 과정을 온몸으로 통과해냈다. 그 주인공은 7월21일 나란히 개봉하는 영화 ‘고지전’과 ‘퀵’의 김옥빈과 강예원 그리고 8월4일 모습을 드러내는 ‘7광구’의 하지원이다. 이들 여배우들이 한여름 화끈한 액션의 스펙터클을 예고하고 있다.


● 여배우, 다양한 액션의 향연

‘고지전’(감독 장훈·제작 티피에스컴퍼니)의 김옥빈은 영화에서 홍일점이다. 스크린에서 김옥빈은 인민군 장교이면서 냉혹한 저격수로 변신했다.

‘고지전’은 1953년 2월 휴전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는 가운데 동부전선 최전방 애록고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처절한 전투 속 이야기. 김옥빈은 사람이 먼저 쓰러지고 정확히 2초 후 총소리가 들린다고 해서 ‘2초’로 불리며 강렬한 카리스마를 드러낸다.

‘퀵’(감독 조범구·제작 JK필름)은 폭탄이 장착된 헬멧을 이용한 테러와 이에 맞서는 이들의 이야기로 강예원은 극중 아이돌 그룹의 멤버로 등장한다. 퀵서비스 오토바이를 이용하다 테러에 휘말리는 그녀는 퀵서비스맨 이민기와 함께 바이크 액션을 선보인다.

드라마 ‘다모’와 ‘시크릿 가든’은 물론 영화 ‘형사:Duelist’, ‘1번가의 기적’ 등에서 액션 연기를 펼치며 ‘액션퀸’으로 불리는 하지원도 액션 연기의 대열에 또 다시 합류했다. 영화 ‘7광구’(감독 김지훈·제작 JK필름)가 그 무대. 하지원은 유전개발구역 7광구의 시추선 이클립스호에 탑승한 해저장비 매니저. 하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에 맞서 사투를 벌이며 장총을 들고 나선다.


● 여배우, 몸을 던지다

‘고지전’의 김옥빈은 실제 합기도 3단, 태권도 2단의 실력을 지닌 유단자다. 극중 고도의 집중력으로 강렬한 카리스마의 저격수 캐릭터를 연기한 김옥빈은 이미 ‘박쥐’에서 팜파탈의 이미지로 관객의 시선을 모았다. ‘고지전’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혹한 저격수로, 김옥빈은 뛰어난 미모의 이미지를 버리는 데 몸을 아끼지 않았다.

강예원 역시 힘겨운 바이크 액션에 스스로 뛰어들었다. 시속 300km로 내달리며 이민기와 함께 호쾌한 ‘바이크 액션’에 나선 강예원은 이를 위해 촬영 전부터 라이딩 연습에 매달렸다. 특히 250cc 오토바이 면허를 취득하며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원은 아마도 한국의 여배우로는 거의 유일하게 모든 액션 연기를 펼친 연기자로 꼽힐 만하다. 복싱과 와이어 액션, 검술 등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액션 연기로서 하지원은 자신의 여성적 이미지와는 또 다른 강렬한 열정을 드러내왔다. 이번엔 더욱 강한 승부사 기질로 장총을 들고 화끈한 액션 연기를 펼쳐냈다.


● 여배우, 블록버스터를 이끌다

사실 한국 블록버스터 영화의 역사 속에서 여배우가 액션 연기를 펼친 것은 그리 오랜 일이 아니다. 1999년 영화 ‘쉬리’를 통해 김윤진이 ‘여전사’로 불렸지만 이후 블록버스터 영화 속에서 여배우들의 액션 연기를 보는 건 흔치 않았다. 더욱이 여배우들은 주로 블록버스터의 스토리를 풀어가는 단초를 제공하는 주요 캐릭터 가운데 하나였다. 그런 만큼 이들 여배우들의 호쾌한 액션 연기는 블록버스터 영화의 규모에 걸맞는 스펙터클함을 더욱 빛나게 한다. 충무로 한 관계자는 “여배우들이 펼치는 액션 연기는 그들이 지닌 이미지를 전복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거기서 나오는 또 다른 이미지가 관객들에게 소구하며 이는 한국 블록버스터 영화가 더욱 진화하고 다양해지고 있음을 말해준다”고 분석했다.

윤여수 기자 (트위터 @tadada11)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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