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인물실록 봉달수’ 당신은 얼마나 소통하고 있습니까?

입력 2012-04-23 10:2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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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인물실록 봉달수’ 한 장면.

“보청기는 들리지 않는 사람이 들리도록 하는 기구지만 동시에 입력되는 수많은 소리 중에서 들어야 하는 소리를 잘 듣게 해주는 장치라네.”

안 들리는 이들을 위해 가장 잘 들리는 보청기를 만드는 것이 인생의 목표였고 또 성공한 BSM 그룹의 회장 봉달수 회장.

하지만 정작 자신은 들었어야 하는 많은 이야기를 놓치고 살다 인생의 마지막 즈음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깨닫는다는 강한 메시지를 주는 연극 ‘인물실록 봉달수’.

불같은 성격의 봉달수 회장이 뇌출혈로 쓰러진 후 자기의 인생을 책으로 정리하고 싶어 하면서 연극은 시작된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 최고의 여자작가 신소정을 불러들이지만 콧대 높고 까칠한 그녀와의 작업이 쉽지만은 한다.

숨겨야 했던 어떤 내면의 아픔 때문에 늘 사람에 대해 벽을 치고 사는 사람 봉달수. 드러낼 수 없는 이유로 가장 사랑했던 사람을 떠나보내야 했던 신소정.

극이 흘러 갈수록 성격이 비슷한 두 사람의 대결은 들여다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지만,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살아가던 두 사람은 점차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하고 그 아픔을 보듬는다. 두 사람은 자서전을 완성해 가면서 자신들의 내면을 돌아보는 묘한 경험을 한다.

그러던 중 충격적인 비밀이 드러날 위기에 봉착한 봉 회장은 자서전을 포기하려 하지만, 신소정은 그를 설득해 그 내용을 자서전에 담아내고 만다. 그리고 가슴 속 깊이 은밀히 숨겨두었던 비밀을 ‘커밍아웃’ 한다.

연극은 처음부터 끝까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그 소통의 끝에 치유가 있음을 강하게 전달한다. 단순히 들리는 것이 아니라 그 속의 담긴 내면의 소리를 얼마나 듣고 이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

또 연극은 강한 메시지만큼이나 인상적인 무대 장치로 관객들을 홀린다. 실감나게 내리치는 창 밖의 빗소리. 봉달수 회장과 신소정 작가의 유쾌 발랄한 운전 장면은 그들의 유치한 대화만큼이나 즐거운 웃음을 준다.

이일섭 기획자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 인간 내면의 슬픔이 어떻게 치료되고 어떻게 귀를 열어 다시 세상과 마주할 수 있는 지를 이 연극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한편 히트작 제조기 작가 김태수, 감성 연출 주호성, 카리스마 주연 윤주상/ 송영창. 자타가 공인하는 ‘최강 드림팀’의 만남은 4월 29일까지 한화손보세실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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