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미스터파크!

입력 2012-06-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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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곽종수 마주가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경주도중 부상을 당해 안락사가 결정된 ‘미스터파크’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인대파열 부상으로 안락사 결정
국내 최다 17연승 남기고 영면
“제주 목장에 묻고 비석 세울 것”


한국 경마 최다 연승기록(17연승)을 세운 명마 ‘미스터파크’(5세·김영관 조교사)의 모습을 더 이상 경주로에서 볼 수 없게 됐다.

한국마사회는 3일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열린 5경주(1600m, 핸디캡)에서 부상을 당한 ‘미스터파크’가 이날 오후 안락사했다고 밝혔다.

‘미스터파크’는 통산 20번째 우승에 도전한 이날 경주에서 4코너로 진입하던 중 갑자기 마체에 이상을 보여 경주를 포기했다. 곧바로 말 전용 앰뷸런스에 실려 동물병원으로 옮겨졌고, 안정제와 진정제를 투여한 후 엑스레이 촬영, 초음파 검사 등 정밀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미스터파크’의 부상은 ‘우전 양측 근위 종자골 원위 인대파열’. 골절은 피했지만 경주마로서는 치명적인 부상이었다.

‘미스터파크’의 곽종수 마주는 “수술을 통해 목숨이라도 살려 달라”고 요구했지만 수의사 측은 “과거에도 동일한 부상을 당한 경주마를 수술한 적이 있지만, 수술시간만 9시간이 넘는데다 결국 수술 후 3일을 넘기지 못하고 모두 생을 마감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결국 ‘미스터파크’는 곽종수 마주와 김영관 조교사의 결정으로 안락사됐다. 통산전적 22전 19승을 거둔 5세 명마 ‘미스터파크’는 이렇게 경주마로서의 생을 마감했다.

곽종수 마주는 7일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가족이 모두 ‘미스터파크’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다. 억장이 무너지는 느낌”이라며 애통해 했다.

“부담중량이 커 경주 전 ‘절대 무리하지 말라’고 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더욱 안타깝다. 한국에서 안 되면 미국에서라도 수술을 받아 풀이라도 뜯어먹으며 살게 해주고 싶었는데, 그것도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포기해야 했다. ‘미스터파크’가 태어난 제주도 목장에 유골을 묻어주고 비석을 세우려 한다.”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는 동상 건립, 추모제 시행 등 ‘미스터파크’를 기리기 위한 다각적인 방법을 검토 중이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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