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잔혹성 고발…조민수-이정진 연기 압권

입력 2012-09-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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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민수-이정진(왼쪽부터). 사진제공|김기덕 필름

■ ‘피에타’는 어떤 영화?

인간은, 인간을 구원할 수 있을까.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는 구원에 관해 묻고 답을 구하는 영화다. 결론은 없다. 다만 끊임없는 물음만 있을 뿐이다.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의 영화 제목이 이야기의 절반이다.

주인공 강도(이정진)는 아내 앞에서 남편의 손을 잘라내며 사채 빚을 독촉하는 악랄한 남자. 태어난 순간부터 혼자였던 그 앞에 자신이 엄마라고 주장하는 여자(조민수)가 나타난다. 짙은 모성애와 정체를 알 수 없는 인간애에 둘러싸인 미스터리한 여자는 비극적인 사연을 숨기고 있다. 과연 두 사람의 불안한 관계는 어떤 결말을 맞을까.

현대사회의 잔인한 단면을 들여다보는 조민수와 이정진의 연기도 탁월하다. 특히 17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조민수는 처절하고 세심한 심리 묘사로 영화를 이끈다.

김기덕 감독은 “현대사회가, 서로가 서로를 식인화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인간애가 실종되어 가는 세상의 여러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이면에 담긴 잔혹성을 고발한다. 김기덕 감독의 시선에 인간을 점차 잔인하게 만드는 건 결국 ‘돈’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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