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마의’ ‘대풍수’, 200억짜리의 굴욕

입력 2012-10-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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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대풍수’(왼쪽)와 MBC ‘마의’가 200억 제작비를 투입하고도 힘을 못 쓰고 있다. 사진제공|SBS·김종학프로덕션

각각 200억 투입 불구 시청률 저조
이병훈PD 신작 ‘마의’ “눈만 즐겁다”
‘대풍수’ 첫회부터 선정·자극적 눈살
제작진 “사극 긴 호흡…뒷심 기대를”

화려한 출연진과 웅장한 스케일로 방송 전부터 기대를 모은 ‘블록버스터급 사극’들이 초반 맥을 못 추고 있다. MBC 월화드라마 ‘마의’와 SBS 수목드라마 ‘대풍수’가 각각 200억 원의 제작비를 들인 화제의 드라마. 하지만 시청자 반응은 아직 미지근하다.

1일 첫 방송된 ‘마의’는 ‘사극의 거장’ 이병훈 PD가 2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라는 점, 스크린과 뮤지컬 톱스타 조승우의 첫 드라마라는 화제성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첫 방송 8.7%(AGB닐슨)을 비롯해 한 자릿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0일 첫 방송된 ‘대풍수’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마의’는 말을 치료하는 의원의 이야기. 첫 회부터 조선시대 의료 행정과 의학 교육을 관장하는 전의감 입학식 장면에만 수천만 원에 달하는 와이어캠을 사용하며 화려함을 자랑했다. 또 목장을 달리는 말떼 장면을 위해 헬리캠도 공수했다. 앞서 경기도 용인시 MBC드라미아에는 60억 규모의 세트도 새로 지었다.

하지만 이 같은 물량 공세에 ‘포장만 화려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눈은 즐거웠지만 재미는 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또 초반 주인공인 아역들의 불안한 연기도 지적 대상이 됐다. 사극 특성상 초반은 캐릭터를 풀어 가는 내용이 대부분이라 처음부터 시청자의 눈길을 끌기 어렵다는 점, ‘이산’ ‘동의’ 등 이병훈 PD의 연출 스타일에 익숙해진 탓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려 말 이성계의 모습을 그리는 ‘대풍수’는 35억 원을 들여 대규모 야외세트를 건설했다. 충남 부여의 세트는 대지면적 2만1000m²에 총 35개 동의 건물로 구성됐다.

하지만 그런 배경이 제대로 살지 못했다. 고려 개성의 저자거리, 궁 등을 사실적으로 재현했지만 첫 회부터 등장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장면은 드라마에 쏟아질 관심을 방해했다. 또 월화드라마 ‘신의’와 같은 고려를 시대 배경으로 해 신선함도 사라졌다. 무엇보다 고정 팬을 확보한 시청률 1위 드라마 KBS 2TV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의 벽이 높다.

두 드라마 관계자들은 “시청률에 전혀 연연해 하지 않는다. 50부작, 36부작으로 긴 호흡이 요구되는 사극인 만큼 중반 정도가 지나면 충분히 뒷심을 발휘할 것이다”고 자신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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