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다스의 손’ 김병욱 사단에 승선한 달콤 살벌한 부산 아가씨 정혜성.
신예 정혜성(23)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그는 ‘감자별 2013QR3’(이하 감자별)에서 노민혁(고경표 분)의 비서이자 오이사(김광규 분)의 수하로 등장한다. 인형 같은 외모에 일 처리는 똑 부러지지만, 허를 찌르는 허당기는 주체할 수 없다. 또 걸쭉하게 쏟아내는 경상도 사투리는 살벌하기까지 하다.
“저를 모르는 분들은 외모만 보고 서울 깍쟁이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어요. 사실 전 부산이 고향입니다. 실제 성격요? 털털한 편이에요. 내숭과는 거리가 멀죠. 소위 끼(애교) 부리는 성격은 절대 못돼요. 평범한 여대생이랍니다.(웃음)”
소탈하게 웃지만, 연기에 있어서는 거침이 없다. 액션 연기도 과감하게 소화했다. 정혜성은 처음 도전한 와이어 액션에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렸다. 동시에 ‘캣우먼’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지금 생각해도 떨리네요. 너무 추웠거든요. (웃음). 사실 겁나거나 무섭지는 않았어요. 재밌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죠. 여배우로서 언제 또 이런 경험을 해보겠어요.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정혜성은 긍정적인 배우다. 지난 2009년 MBC ‘친구, 우리들의 전설’ 단역으로 연기에 입문했지만, 이후에는 이렇다 할 작품이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연기 공부를 하며 기다렸다. 많은 오디션을 봤고 낙방했지만,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기회가 찾아왔다. 최고의 스태프와 배우진이 모인 ‘감자별’에 출연하게 된 것.
“김병욱 감독님과 첫 미팅 후 합격통보를 받았을 때 정말 행복했어요. 연이은 낙방에 얻은 합격통보라 더욱 기뻤죠. 사실 ‘학교 2013’도 봤었고, ‘응답하라 1994’도 봤거든요.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된 상태였는데 ‘감자별’이 고맙게도 제게 힘을 준거죠. 제겐 단비 같은 작품이에요.”
‘감자별’을 제2의 데뷔작이라고 말하는 정혜성. 현재 성균관대학교 연극영화과에 다니고 있는 정혜성은 “색깔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학교 선배인 주원을 닮고 싶다”고 말했다.
배우 정혜성.
“주원 선배님이 같은 학교 출신이세요. 매 작품 자신의 색깔을 가지고 연기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워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 저만의 색깔을 찾고 싶어요.”
정혜성은 최근 외국어 공부에 한창이다. 이미 일본 대형 기획사와 전속계약까지 맺고 현지 패션쇼 무대에도 섰다. 그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차근차근 해나가고 싶다. ‘캣우먼’으로 얼굴을 알렸지만, 정혜성으로 기억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