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는 ‘황혼의 감동’…끝사랑이 뜨겁다

입력 2014-12-17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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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사진제공|아거스필름

■ ‘님아’ 흥행 속 노년의 사랑 새 화두

내년 개봉 ‘장수상회’ ‘화장’ 황혼 로맨스
노부부 삶 담은 연극 ‘황금 연못’도 매진
허남웅 평론가 “헌신적 사랑 대중 열망”

사랑을 그려내는 영화의 시선이 ‘황혼의 안타까움과 절실함’으로 향하고 있다. 스크린이 인생의 마지막 사랑을 그리는 이른바 ‘끝사랑’에도 주목하고 있다. 덕분에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도 한층 다양해졌다.

그 열풍의 진원지는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감독 진모영·제작 아거스필름·님아)이다. 16일까지 누적 관객 130만명을 넘어선 영화는 다큐멘터리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어 연말 극장가를 긴장케 하고 있다. 짧은 만남과 이별이 잦은 요즘, 76년을 해로한 노부부의 깊고 헌신적인 사랑을 향한 관객의 절대적인 지지 덕분이다.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맨 위)에 소개된 76년을 해로한 노부부의 헌신적 사랑은 젊은 관객까지 사로잡았다. ‘화장’, ‘장수상회’(오른쪽 사진) 역시 어느 인생의 마지막 사랑을 조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아거스필름·명필름·빅픽쳐


내년 개봉을 앞둔 또 다른 상업영화 가운데 황혼의 사랑에 주목한 작품은 더 있다.

박근형과 윤여정 주연의 ‘장수상회’(감독 강제규·제작 빅픽쳐)는 삶의 낙 없이 살아가던 노년에 찾아온 훈훈한 사랑 이야기다. 임권택 감독이 연출하고 안성기가 주연한 ‘화장’(제작 명필름) 역시 인간의 욕망과 갈망을 그려내는 과정에서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를 사랑에 빠진 중년 남자의 마음을 깊숙이 들여다본다.

마지막 사랑에 주목한 이들 영화는 젊은 관객과 중장년층까지 폭넓게 만족시킨다는 평가다. 허남웅 영화평론가는 “‘님아’의 주 관객층이 20대라는 점은 이들이 노년의 사랑을 통해 일종의 판타지를 느끼고 있음을 드러낸다”고 짚었다. 이어 “사랑마저 경쟁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젊은 관객은 물론, 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해야 하는 중장년층도 역시 헌신적인 사랑에 대한 마음과 욕망이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스크린 뿐 아니라 연극 무대에서도 이 같은 바람은 거세다.

이순재와 신구, 나문희가 주연한 연극 ‘황금연못’은 10월 서울에서 공연을 시작하고 전 회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힘입어 현재 대구, 제주로 이어지는 전국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70대 노부부의 일상을 통해 이들이 보낸 세월과 그 안에서 다져진 단단한 사랑을 그리며 호평 받았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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