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신해철 사망은 명백한 의료과실”

입력 2015-03-04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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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故 신해철. 동아닷컴DB

■ 경찰, A병원 측 과실 결론


“장협착 수술 후 합병증 방치” 결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 송치
유족 측 “원장 상대 손배소송 제기”



경찰이 고 신해철 사망 사고와 관련해 A병원 측의 과실이라는 최종 결론을 내리고 해당 병원 강모 원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27일 신해철이 세상을 떠난 지 4개월 만이다. 이번 경찰 결론은 의료사고와 관련한 사회적 파장도 예고하고 있다.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 송파경찰서는 3일 “신해철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명백한 과실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근거에 대해서는 “신해철이 A병원에서 장협착 수술 후 합병증을 일으켰지만 병원 측은 고열과 백혈구 수치 증가 등을 회복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시적 증상으로 치부해 고인을 살릴 기회를 두 번이나 놓쳤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결론에 이르기까지 장협착 수술을 집도한 A병원 강 원장은 사건 이후 줄곧 자신의 실수가 아님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유족 측은 고인의 동의 없이 병원 측이 위축소술을 시행했고 이 과정에서 고인의 직접적 사망 원인이 된 심낭 천공이 발생했다며 강 원장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또 정확한 사인을 밝혀내기 위해 장례 도중 전격적으로 부검을 결정할 정도로 병원을 상대로 끈질기게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은 유족 고소 직후 병원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의무기록을 확보했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을 통해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이라고 밝히며 “이물질 등 이유로 의인성 손상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를 냈다. 이처럼 강 원장의 주장과 첨예하게 엇갈린 소견에 경찰은 대한의사협회와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의료과실 여부에 대한 감정을 의뢰했지만 대한의사협회는 “의료과실로 사망 원인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최종적으로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결과를 전달받고 그동안 수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의료과실로 판단했다.

하지만 강 원장은 경찰 발표에 대해 “일부 내용이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유족 측 변호인 서상수 변호사(법무법인 서로)는 이날 “이달 안에 강 원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며 “향후 검찰 조사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의료사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면서 “최근 서울지방경찰청이 신설한 의료사고 전담 수사팀이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관련 수사를 벌이게 됐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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