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간신’이 사람들이 흔히 쓰는 ‘흥청망청’이라는 말에 담긴 어원을 담아내 화제가 되고 있다.
‘흥청망청’은 일상 생활 속에서 흔히 쓰이는 말로, 흥에 겨워 마음대로 즐기는 모습이나 돈이나 물건 따위를 마구 쓰는 모습을 일컫는 말이다. 그러나 그 어원에는 연산군 시대의 역사적 사실이 담겨있다.
연산군 11년, 연산군은 제조 임숭재와 병조판서 임사홍을 채홍사로 임명하여 조선 팔도의 1만 미녀를 징집하도록 명하였는데 이 때 강제 입궐된 여인들을 운평이라 칭했다. 이 운평들은 살아남기 위해 춤과 노래, 방중술 등 다양한 수련에 임했는데 이 과정에서 특별히 왕에게 간택 받은 운평을 흥청이라 일컬어 상위 계급으로 명명했다. 쾌락에 빠진 연산군은 정사는 멀리한 채 흥청을 늘리는 데에만 힘썼다. 방탕한 생활과 사치로 국고를 낭비한 연산군으로 인해 조선 왕조 100년 동안 쌓인 국가의 기반이 완전히 무너지게 되었고, 결국 중종 반정으로 인해 왕위에서 쫓겨나게 된다. 이후 흥청 때문에 연산군이 망했다 하여 흥청망청이란 말이 생겨났고 후대에 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다.
민규동 감독은 “흥청망청은 많이 쓰이는 말이지만 정작 뜻을 모르고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간신’을 보고 나면 흥청망청이라는 단어를 쓸 때의 느낌이 완전 달라질 것이다. ‘간신’은 흥청망청의 기원을 다룬 비극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이제껏 연산군 시대의 역사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채홍’과 흥청망청의 어원이라는 이례적인 소재로 주목 받고 있는 ‘간신’은 1만 미녀로 왕을 쾌락에 빠트리고 천하를 탐했던 간신과 이로 인해 파국을 맞아야 했던 연산군의 역사를 간신의 시점으로 새롭게 그려내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할 예정이다.
연산군 11년, 1만 미녀를 바쳐 왕을 쥐락펴락하려 했던 희대의 간신들의 치열한 권력 다툼을 그린 영화 ‘간신’은 5월 개봉한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