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A는 ‘심쿵해’로 정상 정복에 나섰다. 자신들의 무대를 통해 “대중이 밝고 건강한 에너지를 얻길” 바랐다. 동아닷컴DB
걸그룹 씨스타·AOA를 만나다
씨스타와 AOA. 두 걸그룹은 라이벌 관계로 보기 어렵다. 2010년 데뷔 직후부터 정상권에 오른 씨스타가 활짝 핀 꽃이라면, 2012년 데뷔한 AOA는 이제 막 꽃봉오리를 틔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두 팀이 22일 나란히 새 앨범을 내면서 경쟁 아닌 경쟁구도가 만들어졌다. 앨범 발표 직후부터 멜론 지니 등 대부분 차트에서 나란히 1,2위를 기록중인 씨스타와 AOA. ‘지키려는 자’와 ‘차지하려는 자’의 운명적 만남일 수도 있는 두 팀은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어깨동무를 하고 대중 앞에 섰다. 두 팀을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차례로 만났다.
■ ‘Heart Attack’ AOA
음반 낼 때마다 조금씩 성장세 기분 좋아
데뷔 3년차 무대에서 마음껏 웃으며 활동
한중일 3개국 현지어 음반도 발표 예정
AOA는 “걸그룹 대란은 피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부담감 때문이다. 2012년 데뷔한 AOA는 작년 ‘짧은 치마’ ‘단발머리’ ‘사뿐사뿐’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데뷔 3년차인 올해는 ‘정상급’으로 올라서야 하는 시기다. 그야말로 “승부를 봐야하는 때”인데, 그만큼 이번 음반이 AOA에게 매우 중요했다. 이런 처지에서 ‘대란’ ‘전쟁’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자 AOA는 소속사에 “(걸그룹들이 몰리지 않는)시기를 잘 선택해 음반을 내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냈다. 소속사 측은 “선배들과 함께 활동하며 배우고, 자극을 받고 동기부여도 해보라”고 격려했다.
“연습생 때 TV로 보던 선배들인데, 우리가 감히 경쟁이라 생각할 수 있나. 씨스타 선배와 함께 활동을 할 수 있어 영광이다. 또 한 편으로 (함께 거론되는 것이)죄송스럽다.”
신곡 ‘심쿵해’에서 라크로스라는 스포츠를 콘셉트로 건강미와 여성미를 발산하는 AOA가 이번 활동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예뻐졌다”는 것이다. 멤버들은 “밝게 웃으며 무대를 해서”라고 비결을 말했다.
“컴백무대 준비하면서, 처음으로 안무 선생님이 ‘무대에서 마음껏 웃으라’ 했다. 작년엔 잘 알지도 못하는 ‘섹시한 눈빛’을 만들려고 연습하면서 너무 힘들었는데, 이번엔 멤버들끼리 무대에서 눈을 마주치고 웃기도 한다. 즐겁게 활동하고 있다. ‘심쿵해’ 안무가 1∼3절 모두 다 다를 정도로 동선이 복잡해서, 연습하며 ‘강제 다이어트’도 됐다. 하하.”
작년 11월 ‘사뿐사뿐’ 활동이후 지난 6개월의 공백 동안 멤버들은 개인활동으로 인해 “숙소에 7명이 다 모인 날이 없을 정도”로 바빴다. 덕분에 멤버들의 개별 경쟁력도 높아졌다.
“순위도 중요하지만, 일단 멤버들이 다 같이 한다는 그 자체로 좋았다. 멤버들끼리 ‘재미있게 하자’ ‘여름사냥을 즐겨보자’고 이야기했다.”
데뷔 3년 만에 가장 밝은 얼굴로 무대에 오르는 이들은 그 표정만큼이나 음반성적과 대중의 반응도 이번이 가장 뜨겁다. ‘심쿵해’는 씨스타에 이어 2위를 순항중이다. 방송활동 시작 전부터 유튜브의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이틀 만에 150만 회를 넘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도 늘 상위권이다. “좋은 시작”이다.
“다행스럽게 작년에도 음반을 낼 때마다 조금씩 성장세였는데, 그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것 같아 기분 좋다.”
AOA는 이번 음반을 통해 완전한 도약을 이룬다는 큰 목표와 함께 “올 여름 가요계에 강렬한 흔적을 남기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언젠가 시간이 흘러 2015년의 여름을 회상하면 ‘심쿵해’가 떠오르도록 열심히 활동하겠다.”
AOA는 이번 음반을 중국과 일본에서도 각각의 현지어로 발표한다. 중국에선 한국어 음반으로 이미 인위에타이 V차트 등에서 1위를 했다. 이제 ‘아시아의 AOA’를 위해 또 다른 도약대에 섰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