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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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통메모리즈’ 구성환 “제2의 마동석? 언급만으로도 영광”

감히 말하자면 배우 구성환은 ‘마요미’ 마동석 못지않은 반전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인터뷰를 하기 전까지, 구성환에 대한 이미지는 거칠고 과묵했다. 이는 구성환이 다수의 영화에서 상남자로 살아온 날이 많은 데서 형성된 편견이었다. 대화를 나눌수록 “개그맨이 꿈이었나요?”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로 구성환은 수다스러웠고 유쾌했다.

“감히 ‘마요미’ 마동석을 언급해주시나요. 그것만으로도 감사하죠. 저는 (보기와 달리) 수다 떠는 걸 좋아해요. 희극인을 꿈 꾼 적은 없고 오로지 연기자의 길만 바라봤죠. 짜여진 개그보다는 자연스럽게 유머 있는 대화를 나누는 걸 선호해요. 연애할 때도 비슷해요. 지금은 솔로인데요. 생각해보면 제가 여자친구보다 말이 많아서 문제가 됐던 거 같네요? (웃음) 상황에 맞게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편이죠.”

구성환은 서른 중반 나이를 넘어섰지만 영화‘포화속으로’(2010) 학도병과 모바일무비 ‘통 메모리즈’ 속 공소민 역할 등을 통해 교복과 자주 인연을 맺어왔다. 특히 현재 방송 중인 ‘통 메모리즈’에선 욕망을 위해 비열한 방법을 마다하지 않는 학생 공소민으로 분해 시청자들의 미움을 받고 있다.

“작품이 조회수 300만 건을 돌파하니까 저한테 ‘비호감’이라는 댓글이 달리더라고요. 화가 나진 않아요. 감독님 요구에 맞게 오버스럽게 공소민을 연기했죠. 처음에는 그런 반응들을 접하고 기분이 안 좋았는데 요즘은 댓글이 없는 것보다는 좋아요.”

실제 구성환은 극 중 공소민과는 전혀 달리 비폭력적인(?) 학생이었다. 그는 “덩치 때문에 ‘싸움을 많이 하고 다녔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하지만 외모와 달리 나는 겁이 많다”며 “싸움을 시작하기 전에 떨었던 기억이 있다. 싸움을 피하는 쪽이었다”고 학창시절을 추억했다. 이어 “몸싸움보다는 말싸움이 더 자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구성환은 “‘통 메모리즈’를 끝으로 고등학생 역할을 그만하고 싶다”고 각오했다. 그는 “학도병을 소화했던 6년 전에는 나름 학생 역할도 괜찮았다. 하지만 지금은 민망하다”며 이미지 변신에 대한 생각을 털어놨다.

“‘항상 똑같은 연기를 한다’는 반응이 있어요. 비슷한 분위기의 역할을 많이 제안 받죠. 하지만 언제든 이미지를 바꾸고자하는 의지가 있어요. 저는 힘들지라도 죽을 때까지 연기를 하고 싶어요. 공연이든 뮤지컬이든 좋은 작품과 좋은 캐릭터를 만나서 대중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어요. 아직까지 제가 갖고 있는 호흡을 보여드릴 적이 없거든요. 무거운 역할 위주였죠. 힘 뺀 역할, 대중이 선호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1999년 소극장에서 연기를 시작한 구성환은 영화 ‘하류인생’ 오디션을 통해 조승우의 오른팔이라는 큰 역할로 데뷔했다. 이후 영화 ‘바람의 파이터’로 자연스럽게 차기작을 결정하며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데뷔 17년차지만 그는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진가를 보여준 친구인 배우 진구를 보며 크게 자극받았다.

“진구와는 영화 ‘26년’(2012)을 통해 인연을 맺었어요. 정말 친하고 저와 가장 호흡이 잘 맞는 동갑내기죠. 진구에게 ‘(태양의 후예) 잘 돼서 좋은데 배가 아프다!’라고 응원했죠. 그러니까 진구가 씨익 웃더라고요. 솔직히 ‘태양의 후예’로 뜨고 사람이 변할 줄 알았는데 진구는 그대로에요. 솔직한 사람이죠. 진구가 성공한 걸 보고 저도 터닝 포인트가 될 작품을 마련하고 싶다는 생각이 확 들었습니다. 그 정도의 좋은 작품을 꼭 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긴 계기였죠.”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