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20대 여성 지지=1위’ 맞는 공식일까

입력 2016-09-03 09: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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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나영, 사진제공|네버랜드엔터테인먼트

[연예의 법칙] ‘20대 여성 지지=1위’ 맞는 공식일까

음원차트를 보다보면 종종 예상 밖의 곡들이 1위에 올라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경우가 있다.

당장 현재 차트만 보더라도 한동근이 2년 전에 발표한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가 역주행의 역사를 다시 쓰며 1위에 올라있고, 지난 8월에는 스탠딩에그의 ‘여름밤에 우린’이 깜짝 1위를 차지해 많은 화제가 됐다.

이밖에 1월 김나영의 ‘어땠을까’나 5월 어반자카파의 ‘널 사랑하지 않아’ 등도 차트 돌풍의 주인공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서 궁금한 건 ‘과연 어떤 이유 때문에 이 노래들이 1위에 오를 수 있었나’이다. 실제 위에 언급된 가수들은 모두 처음으로 차트 1위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일단 인기 요인에 대한 가장 유력한 가설은 음원차트의 주이용자로 지목되는 ‘20대 여성’에게 많은 지지와 공감을 얻은 노래들이라는 것이다.

‘맥주 두잔’으로 많은 인기를 얻은 래퍼 키썸 역시 스스로의 인기 요인을 “비슷한 또래의 직장인 분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은 것 같다”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에 이 가설의 확인하기 위해 로엔엔터테인먼트의 협조를 받아 상반기 음악사이트 멜론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주요 곡들의 연령/성별 이용비중을 분석해보았다.

대상이 된 곡은 역주행의 대표곡 ▲한동근의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와 정준일의 ‘안아줘’, ▲깜짝 1위의 대표곡 김나영의 ‘어땠을까’와 스탠딩에그의 ‘여름밤에 우린’, 어반자카파의 ‘너 사랑하지 않아’, ▲20대 여성들에게 지지를 얻고 있다고 알려진 백아연의 ‘쏘쏘’, 백예린의 ‘Bye bye my blue’, ▲3~40대 남성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고 알려진 트와이스의 ‘CHEER UP’, I.O.I(아이오아이)의 ‘Dream Girl’, ‘Whatta Man’이다.

먼저 1위 곡들이 ‘20대 여성에게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다’는 가설은 반만 맞고 반은 틀렸다.

20대가 주요 청취층인건 맞지만, 대부분의 곡들이 남녀 모두에게 고른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자료제공=로엔엔터테인먼트


흥미로운 점은 흔히 여성 청취자에게 높은 지지를 얻을 것으로 생각하는 정준일의 ‘안아줘’(52.7%)와 백아연의 ‘쏘쏘’(52.8%), 어반자카파의 ‘널 사랑하지 않아’(51.4%), 김나영의 ‘어땠을까’(50.4%) 등은 오히려 남자 이용자들의 비중이 더 높았다는 점이다.

반대로 걸그룹 아이오아이의 ‘Whatta Man’은 여성이용자가 51.1%를 차지해 예상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예상대로의 연령/성별 분포를 보여준 곡도 있었다. 트와이스의 ‘CHEER UP’과 아이오아이의 ‘Dream Girl’의 경우 3~40대 연령대의 이용 비중이 모두 37%, 남성 이용자가 각각 53.5%와 56.9%를 기록해 조사 대상이 된 곡 중 3~40대 남성의 청취비중이 가장 높았다.

예상 밖의 곡들이 1위를 하는 현상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특정 연령대나 성별에서 사랑을 받은 경우도 있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라며 “다만 특정 연령대나 성별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은 곡들이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스탠딩에그나 어반자카파와 같은 가수들도 사실 그전부터 발표곡들이 2~30위권 안에는 진입할 정도로 고정팬층과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다. 이 잠재력이 터지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또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들이 갑작스럽게 높은 순위를 기록하면 사람들이 호기심에서 들어보는 심리가 더해진 것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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