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숨’은 아무런 장비도 없이, 오직 숨을 멈추는 것으로 바다가 내어주는 것들을 모으는 섬여인들의 가슴 벅찬 드라마를 담은 영화. 이번 예고편에는 배우 채시라가 내레이션으로 참여해, 해녀들의 삶에 더욱 진한 감동을 더한다. 배우 채시라는 딸로서, 엄마로서, 제주 출신 여성 감독이 그려낸 해녀 이야기에 감동을 받아 흔쾌히 내레이션에 참여하게 되었다. 특히 ‘물숨’의 각본을 쓴 송지나 작가와는 [여명의 눈동자]로 인연을 맺은 바 있어 더욱 특별하다.
제주 우도의 항공촬영 컷과 함께, 해녀들 특유의 ‘숨비소리’로 시작하는 예고편에는 자연 그대로의 바닷속 풍경이 펼쳐지며, 다양한 수중 생물들과 함께 해녀들의 실제 작업모습이 담겨있다. 특히 가장 깊게 잠수하는 ‘상군’ 해녀가 들어간 깊은 바다는, 여태껏 경험할 수 없었던 색다른 풍경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누구나 자기만의 숨이 있고, 그 숨만큼 바다에 들어갈 수 있지”라는 한 해녀의 대사와 ‘해녀로 산다는 것은 살기 위해 들어간 바다가 무덤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라는 내레이션을 통해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해녀들의 욕망’, ‘물숨’에 관해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예고편에는 70년대 이전의 해녀 모습도 공개되어 눈길을 끈다. 잠수복이 아닌 ‘물옷’을 입고 자맥질을 하는 해녀들의 모습은 그들이 온몸으로 부딪혀 터득한 잠수법과 작업방식들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짐작하게 한다. 거칠고 힘든 바다를 이겨내는 가운데에도, “바다가 밥이고, 집이고. 나의 인생을 바친 곳이 바다”라는 해녀의 대답 속에는 여전히 바다를 사랑하는 마음, 자신의 일과 삶의 터전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묵직하게 느껴진다. 또한 영상에 어우러진 양방언 음악감독의 OST는 예고편의 신비로운 감성을 더욱 끌어올리고 있어 본편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땅에서는 그저 병든 노인이었지만, 바다에선 그 누구보다 강인한 여성으로 살아가는 바다의 여인 우도 해녀들의 이야기로 깊은 감동을 전하는 ‘물숨’은 9월 29일 개봉할 예정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