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년 만에 리메이크된 ‘벤허’가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원작의 긴 러닝타임을 줄이면서도 본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7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는 영화 ‘벤허’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벤허’는 로마 시대, 형제와도 같은 친구의 배신으로 가문의 몰락과 함께 한 순간에 노예로 전락한 유대인 벤허의 위대한 복수를 그린 대서사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벤허’는 제작 초기 단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1959년 첫 선을 보인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벤허’는 1960년 제32회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감독상, 남우조연상 등 11개 부분 수상으로 역대 최다 수상을 기록한 걸작이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의 제일가는 귀족 벤허는 로마군 사령관으로 돌아온 친구 메살라를 반갑게 맞는다. 하지만 벤허는 메살라의 배신으로 인해 한순간의 모든 걸 잃고 노예로 전락한다. 5년간의 노예 생활을 이겨낸 벤허는 전차 경주를 이용해 메살라와 로마제국을 향한 복수를 준비한다.
벤허와 그의 친구 메살라 역을 맡은 잭 휴스턴과 토비 켑벨은 각각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서로 극의 균형을 맞춘다. 이에 할리우드 대표 연기파 배우 모건 프리먼과 예수 역을 맡은 로드리고 산토로 역시 각자의 캐릭터로 힘을 보탰다.
애초에 원작 ‘벤허’는 러닝타임만 총 222분에 달한다. 86회 아카데미 각색상을 수상한 존 리들리는 각본을 맡아 예루살렘 최고 귀족에서 친구의 배신으로 노예로 추락한 벤허의 삶을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에 녹여냈다.
특수효과 역시 업그레이드됐다.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인 전차 경주 장면을 리얼하게 담기 위해 고프로 카메라를 이용, 모든 각도에서 실제 전차를 달리는 듯한 생동감을 담았다. CG를 최대한 배제하며 리얼한 액션연기까지 포함시켜 완성도를 더했다.
웅장하기만 할 것 같은 ‘벤허’는 용서와 구원, 화해와 사랑의 메시지를 강화시켰다. 원작에 비해 더욱 입체적인 캐릭터를 기반으로 영화는 인간성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종교적 색채를 띠면서도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관객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벤허’는 앞서 미국에서 지난 8월 개봉됐다. 제작비만 무려 1억 달러(약 1122억 원)를 투입했지만 개봉 당시 저조한 흥행 성적으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베스트셀러’, ‘걸작’ 타이틀을 갖고 있는 ‘벤허’가 국내 관객들에게는 어떤 평가를 받을까. 영화 ‘벤허’는 14일 개봉한다.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