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타임라인] 강우석 감독 “영화 제작은 정말 기분 좋은 일”

입력 2016-09-0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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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자 강우석 감독.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돈은 생각하지 않았다”는 제작자 강우석

강우석 감독은 1995년 영화사 시네마서비스를 세웠다. 한국영화를 제작하고 배급하는 회사다. 많을 땐 9편의 영화를 동시에 제작하기도 했다. 단일 영화사로는 전무후무한 규모다. ‘신라의 달밤’, ‘광복절특사’ 등 코미디 영화의 제작부터 지금의 류승완 감독을 만든 ‘피도 눈물도 없이’, ‘아라한장풍대작전’의 배급도 맡았다. 장진 감독의 대표작 ‘킬러들의 수다’, 시대극의 서막을 연 ‘모던보이’, 손예진을 원톱 배우로 키운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의 제작과 투자도 그의 몫이었다.

“흥행이 되든 안 되든 돈에 대한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말은 빈말처럼 들리지 않았다.

“‘마누라 죽이기’부터 ‘투캅스’ 등이 흥행할 땐 지금으로 따지면 약 3000만명 정도를 모은 거나 다름없다. 제작까지 했으니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겠나. 마치 내가 영화판을 주도한다는 기분도 들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정확히 1년 반 만에 영화사는 부도 위기에 처했다. 돈이란 그런 거다.”

영화 제작은 그 자체로 강우석 감독을 들뜨게 하는 일이다. 그는 “제작은 정말이지 기분 좋은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산자’에 출연한 배우 김인권은 그런 감독을 “은인”이라고 칭한다. 1998년 출연한 데뷔작 ‘송어’가 제작비 부족으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을 때 강 감독이 나타나 선뜻 투자를 책임지면서 작품을 완성한 인연이 있다. 당시를 돌이킨 강우석 감독은 “전액 투자해 전액 손실을 봤으니 괜히 했다”며 웃었지만 사실 그가 없었으면 빛을 보지 못했을 작품은 여럿이다. 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도 있다.

그렇다고 늘 질주한 것은 아니다. 강우석 감독은 “지쳐서, 때로는 관객이 내 영화를 피곤해할 것 같아서, 혹은 나 혼자 영화를 많이 찍는 것 같아서 눈치를 보고 멈추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래도 공백은 3년을 넘기지 않았다.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도 왕성한 활동의 원동력이다. 하물며 동료들과 1박2일 일정으로 떠난 짧은 여행에서도 그는 시간 단위로 스케줄을 짜 일행을 이끈다. 그럴 때면 영화사 씨네2000의 이춘연 대표는 그를 향해 “너는 여행와서도 감독하느냐”고 타박 아닌 타박을 준다고 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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