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은 이른바 ‘빅3’(SM·JYP·YG)라 불리는 대형 기획사 소속이 아니지만 음악과 퍼포먼스 등 콘텐츠만으로 국내외에서 성공의 기록을 쌓고 있다.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2집 ‘윙스’ 빌보드200 26위 한국 최고
빌보드 ‘소셜50’ 차트에서도 정상 찍어
그룹 방탄소년단이 케이팝의 지형도를 바꿔놓고 있다.
영미권의 권위 있는 음악차트에서 케이팝 관련 신기록을 잇따라 쓰면서 케이팝의 새로운 대세로 떠오른 방탄소년단은 중소기획사(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큰일’을 성취하면서, SM엔터테인먼트(SM)와 JYP엔터테인먼트(JYP), YG엔터테인먼트(YG) 등 이른바 ‘빅3’가 주도해온 케이팝 시장에 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최신작인 2집 ‘윙스’로 29 일자 빌보드200에서 26위에 오르며 한국가수 최고순위 기록을 경신했다. 빌보드200 3연속 진입 기록도 썼다. 빌보드200은 앨범차트로, 싱글차트인 핫100과 함께 빌보드의 양대 메인차트로 꼽힌다.
15일 영국 오피셜차트(UK차트) 앨범부문에서도 62위를 기록, 한국가수 첫 진입 기록을 썼다. 한국가수 최초로 미국 아이튠즈 앨범차트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97개국 아이튠즈의 각종 차트에서도 1위를 경험했다. ‘MTV 유럽 뮤직어워드’는 이미 지난해 방탄소년단을 최고 인기 케이팝 가수로 선정하고, 월드와이드액트상을 수여했다.
방탄소년단은 이 같은 성과를 가져다준 강력한 해외 팬덤이 ‘무에서 유를 창조한 사례’로 꼽혀 더 높이 평가받는다.
SM과 JYP, YG는 케이팝 팬이라면 누구나 아는 브랜드다. 케이팝 스타들도 많아 자연스레 팬 충성도도 높다. 이로 인해 ‘빅3’에서 데뷔하는 신인은 상당한 팬덤을 안고 시작한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어떤 프리미엄도 없이 시작해 데뷔 3년 만에 케이팝 대표주자가 됐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측은 “순수하게 콘텐츠로 팬덤을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자평했다.
방탄소년단이 이처럼 해외에선 무명에 가까운 상황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데뷔 때부터 SNS를 적극 활용해 홍보하고, 해외 활동도 데뷔 직후부터 시작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2013년 6월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일상적 모습이나, 연습실 모습 등을 동영상으로 공개하면서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갔다. 덕분에 작년 국내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리트위트된 가수로 꼽혀 ‘골든 트위트’로 선정됐다. 올해 3월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한 달 동안 세계에서 가장 많이 리트위트된 아티스트”라며 이들의 글로벌 인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빌보드 29일자 ‘소셜50’(SNS 인기지수)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아울러 데뷔 6개월 만에 해외 활동에 나섰다. 대다수는 한국에서 어느 정도 인기를 얻은 후 해외시장에 나선다. 한국에서 먼저 인기를 얻어야 해외시장 공략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일본부터 공략을 시작했고, 데뷔 이듬해부터 지난해까지 1년간 13개국 18개 도시를 돌았다.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의 빌보드200 26위 소식을 알린 18일부터 나흘간 세 차례나 그 인기를 조명하는 칼럼을 썼다. 이들의 성과가 중요하고 의미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미국 프로모션이나 영어 노래 없이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면서 “미국시장에 피상적 접근을 했던 기존 케이팝 가수와는 달랐다”고 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