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너즈워의 글로벌 성공에 일조한 권익훈 컴투스 게임사업본부장은 “게임의 완성도가 중요하다. 독창적인 차별화와 함께 게임 본질의 재미를 녹여냈느냐가 성공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사진제공|컴투스
글로벌 시대다. 게임산업도 그렇다. 한국게임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앞서 해외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낸 게임사와 게임이 있다. ‘컴투스’와 ‘서머너즈워’가 그 주인공이다. 컴투스의 자체 개발작 서머너즈워는 지난 2014년 출시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성공을 거뒀다. 특히 한국산 게임의 성공사례가 드문 북미와 유럽시장에서 마켓 상위권을 유지하며 롱런하고 있다. PC온라인게임의 운영 노하우를 스마트폰 게임에 녹여내 서머너즈워의 글로벌 성공에 일조한 권익훈 컴투스 게임사업본부장에게서 성공 비결과 향후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서머너즈워’ 성공불모지 북미·유럽서도 인기
2년 반 됐지만 아직 진행형…계속 업데이트
‘낚시의 신’ VR 개발 등 차세대 플랫폼 준비도
-최근‘서머너즈워’ 업데이트를 했는데 성과는.
“게임을 서비스한 지 2년 반 정도 됐다. 하지만 아직 진행형이라고 보는 게 맞다. 단기성과가 아닌 중장기적 전략에 따라 업데이트 등을 해나가고 있는 과정으로 봐 달라.”
-할리우드 스타 기용 등 해외서 대규모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
“이번 캠페인도 갑자기 준비한 것은 아니다. 각 주요국가에서 단계별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지난해 초 브랜드 마케팅을 진행했고, 이번이 두 번째 단계라고 보면 된다. 기본적으로 게임은 글로벌 원빌드 전략이지만, 각 국가의 특징에 따라 다른 마케팅 전략을 수립·추진하고 있다.”
-각 국가 시장 성격이 좀 다른 것 같은데.
“많이 다르다. 특히 북미와 유럽은 게이머들의 성향과 패턴이 완전히 다르다. 결국은 제작단계부터 어떻게 만들지 고민해야 한다. 서머너즈워도 국내에서 인기있는 단순 경쟁형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 아니다. 어떤 전략을 어떻게 세우는가에 재미 요소를 뒀다. 각 나라 유저들의 성향을 파악해야 성공할 수 있다.”
-장수 성공 비결을 꼽는다면.
“스마트폰게임은 기존 피처폰 게임과 달리 오픈하고 나면 끝이 아니다. 오픈은 시작일 뿐이고 콘텐츠 개발이나 마케팅, 사업운영 등 모든 것들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 기존 PC온라인게임과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넷마블이나 넥슨도 오랫동안 PC온라인 서비스를 해 온 경험을 가진 회사다. 컴투스도 그러한 시스템을 잘 구축했고, 제대로 된 게임이 나오면서 성공할 수 있었다. 또 글로벌 시장에 계속 도전하면서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하이브 플랫폼의 유저풀도 시너지를 냈다.”
-해외 시장 공략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결국 게임의 완성도다. 특히 기존게임과 다른 차별화 요소가 중요하다. 얼마나 독창적인 차별화가 있고, 게임 본질의 재미를 녹여냈느냐가 성공 포인트다.”
-신작 계획은.
“지난해도 그렇고 올해 출시한 게임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내부에서 계속 개발 중이고, 특히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똑같은 패턴의 시도는 하지 않으려 한다. 시간에 쫓겨 게임을 내는 게 아니라 완성도를 해외 시장에 맞추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는 완성도 있는 타이틀을 다수 내놓을 계획이다. 최근 ‘MLB 9이닝스 16’을 출시해 글로벌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또 향후 ‘이노티아’와 ‘아이기스’ 같은 RPG 라인업과 전략 게임 ‘소울즈’, 캐주얼 및 스포츠 게임인 ‘시크릿 클루’·‘댄스빌’·‘홈런배틀3’ 등 다양한 장르의 신규 타이틀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이슈인 지적재산권(IP)활용이나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에 대한 계획은.
“게임이 인기를 오래 지속하려면 캐릭터나 애니메이션 등 IP활용이 필요하다. 현재 다각도로 검토 중이며 결실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또 이미 검증된 IP인 ‘낚시의 신’을 VR로 개발하는 등 차세대 플랫폼에 대한 준비도 내부적으로 하고 있다. VR 시장 전망은 아직 물음표지만 게임회사라면 도전을 해야 한다고 본다.”
-향후 국내외 시장을 전망한다면.
“국내 시장은 장르 획일화 등 정말 어려워지고 있다. 단기간 수익을 쫓다보니 그런 것 같다. 결국은 글로벌로 가야하는데 쉽지는 않다. 긴 안목과 전략을 가지고 해외 시장을 계속 노크해야 한다. 국내 시장의 경우 게임 회사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장르나 차별화 요소를 갖춘 게임을 내야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권익훈 본부장
▲1976년 출생 ▲단국대학교 전자컴퓨터공학부 ▲넷마블 캐주얼 게임기획 및 웹보드 게임사업부 팀장 ▲컴투스 게임사업본부장(이사)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