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조의석. 사진 |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encut@donga.com
조의석 감독이 현 시국에 대해 개탄했다.
조 감독은 12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 왕십리에서 열린 영화 ‘마스터’ 기자간담회에서 “현 시국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 3년 전에 기획하고 2년 반 전부터 시나리오를 썼는데 나도 이런 일이 생길 줄 꿈에도 몰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최근에 국민들의 힘으로 무언가를 이뤄냈다. 우리 영화보다 통쾌한 현실이 벌어지는 것을 보면서 기뻤다. 개인적으로는 후반 작업하느라 바빠서 국민들의 행동에 함께하지 못해서 아쉽다. 정치적인 소신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쉬웠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기획할 때는 이런 일이 있으리라고 생각을 못했다. 이 영화는 판타지고 결말도 판타지라고 생각했다. 현실이 더 환상적인 것 같다. 내가 기획을 잘못했나 싶기도 했지만 기뻤다”며 “김재명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이런 사람들이 모이고 네트워크가 되면서 세상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꿈꿨다. 행동으로 보여준 국민들이 이 영화를 본다면 다른 재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마스터’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조 단위 사기 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쫓는 지능범죄수사대와 희대의 사기범, 그리고 그의 브레인까지, 그들의 속고 속이는 추격을 그린 범죄오락액션 영화다. 이병헌이 연기한 진현필 회장은 화려한 언변과 정관계를 넘나드는 인맥으로 수만 명 회원들에게 사기 치는 악역 중의 악역이다.
조 감독은 “이병헌이 연기한 진현필 회장 역할은 눈치 채겠지만 조희팔의 초성을 따서 만들었다. 그동안 영화를 준비하면서 뉴스를 접하면서 역사가 반복되면서 기억에 남는 사람들을 진회장에 녹여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곳곳에 숨은 코드들이 있다. 영화를 몇 번 보다 보면 어떤 사람들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장부와 해외 도피, 체포 그리고 사면 등 반복되는 상황에서 가져온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조 감독은 필리핀 로케이션 촬영에 대해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뭘 좀 찍으려고 하면 비가 오는 등 환경이 열악했다. 다들 고생을 많이 했다. 좋은 그림을 건지는 게 연출자로서의 의무였는데 스태프들과 배우들 고생만 시킨 것 같다. 자괴감이 든다”고 제작진에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이 엄지원 진경 그리고 오달수가 출연하고 ‘감시자들’ 조의석 감독이 연출한 ‘마스터’는 12월 21일 개봉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