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북마크] “박경수 작가 차기작 기대”…‘귓속말’ 종영 의미 다섯

입력 2017-05-24 08:5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박경수 작가 차기작 기대”…‘귓속말’ 종영 의미 다섯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이 의미 있는 발자국을 남기며 종영했다.

23일 ‘귓속말’(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이 17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귓속말’ 최종회에서는 법비들을 향한 응징이 통쾌한 결말을 맺었다. 돈과 권력을 남용해 온갖 악행을 저지르던 법비들이 법의 심판대에 오른 것이다. 그들이 악용하던 법은 거꾸로, 그들에게 냉혹한 잣대가 됐다. 언제나 그렇듯 법비들은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며, 자신이라도 빠져나갈 길을 찾았지만 어림없는 소리였다. 그렇게 모두 감옥 안으로 들어갔다.

강정일(권율 분)은 살인죄를 부인, 사체훼손죄라고 주장했다. 결국 이동준은 강정일을 잡기 위해 강정일과 같은 방법을 쓰기로 했다. 과거 자신이 칼에 찔렸던 사건을 꺼내, 강정일에게 살인교사 혐의를 물은 것. 이동준 아버지 이호범(김창완 분)은 거짓진술로 강정일을 세게 옭아맸다. 그렇게 최일환(김갑수 분), 최수연(박세영 분), 강정일, 송태곤(김형묵 분), 이동준이 함께 법정에 섰다.

이동준을 제외하면 모두 법비. 역설적으로 법비들은 법정에서 하나 같이 자신의 죄를 서로에게 뒤집어씌웠다. 최수연은 아버지 최일환에게, 최일환은 송태곤에게. 하지만 통하지 않았다. 모두 짧지 않은 형량을 받은 것. 시간이 흘러 이동준은 출소했고, 신영주(이보영 분)는 변호사가 됐다. 법비들은 교도소에서 남은 죄값을 치렀다. “보이는 증거는 절대, 다시는 외면하지 않겠습니다”는 마지막 대사처럼 통쾌하고 묵직하기까지 한 결말이었다. 권선징악이었지만 결코 뻔하지 않았다.

‘귓속말’은 박경수 작가, 이명우 감독이 의기투합한 드라마로 큰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이보영, 이상윤, 권율, 박세영 등 색깔 있는 배우들까지 합류하며 기대를 높였다. 그리고 방송이 시작된 이후 이 같은 기대는 호평과 관심으로 이어지며 월화극 시청률 1위 자리를 지켰다. 드라마 ‘귓속말’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오랫동안 기억될 특별한 이야기를 되짚어 보자.

첫째, 박경수 작가 특유의 통렬한 현실반영이 돋보였다. 마치 뉴스를 보고 있는 듯 착각이 들 만큼 현실적인 사건들이 줄줄이 등장해 리얼리티를 살린 것. 이는 드라마가 그리고자 한 기득권 세력의 치졸한 부정과 연결되며 시청자에게 묵직한 메시지와 생각거리를 던져줬다.



둘째, 방영 내내 시청자의 뒤통수를 얼얼하게 만들었던 쫄깃한 반전전개를 빼놓을 수 없다. ‘귓속말’ 속 등장인물들은 자신의 욕망에 따라 한 회에도 몇 번씩 입장을 바꿨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고,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기를 수십 번. 이 과정에서 펼쳐진 인물들의 두뇌싸움까지. ‘귓속말’은 이 모든 것을 쫄깃한 전개 속에 촘촘하게 담아내 몰입도를 높였다.

셋째, 박경수 작가 표 멜로도 인상적이었다. 적으로 만난 두 남녀가 동일한 목적을 수행하는 동지가 되고, 연인이 되는 이야기. 파격적인 설정과 더욱 파격적인 전개는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 넷째로 꼽을 발자국은 배우들의 재발견이다. 이보영 이상윤은 물론 권율, 박세영 또한 악역으로서 뚜렷한 존재감을 남겼다. 이와 함께 김갑수, 김홍파, 김창완, 김형묵, 조달환 등 명품배우들 역시 ‘귓속말’을 빼곡하게 채웠다.

마지막 다섯 번째 발자국은 대중성이다. ‘귓속말’은 “장르물, 법정물 드라마는 시청률이 높기 어렵다”는 편견을 보란 듯이 뒤집었다. 월화극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킨 것은 물론 시청률 고공행진을 기록, 대중적으로도 큰 관심과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토록 많은 이야기와 메시지를 남긴 ‘귓속말’이다. 촌철살인 명대사들의 의미처럼 드라마 ‘귓속말’도 시청자에게 오랫동안, 꺼지지 않을 긴 여운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