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탱이형 달라졌다”…‘아르곤’ 김주혁, 美친 연기 클래스
김주혁이 ‘구탱이형’에서 배우로서 다시 이미지를 정립하고 있다. tvN 월화드라마 ‘아르곤’을 통해서다. 김주혁은 극 중 HBC 간판 앵커이자 아르곤의 수장 김백진 역으로 열열하고 있다. 팩트를 중시하는 냉철한 앵커 캐릭터는 물론, 팀원들의 마음을 보듬을 줄 아는 인간적인 매력까지 김백진이라는 인물로 표현하고 있다.
11일 방송된 ‘아르곤’ 3회에서는 허훈(이재윤) 검사의 성추행 사건의 진실을 밝혀낸 김백진(김주혁)과 이연화(천우희)의 모습이 그려졌다. 5년 전부터 백진을 꾸준히 찾아오는 남자가 있었다. 선광일은 자신의 아내가 성추행 당했다고 제보했지만, 전과범인데다 아내의 부인으로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연화가 백진 대신 다치기도 하고, 자살기도한 선광일이 백진 앞으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겨 충격에 빠트리기도 했다. 마지막 백진과 연화의 공동 취재로 아내의 증언을 얻었고 연화는 첫 리포팅을 해냈다.
또 백진은 연화와 함께 직접 현장 취재에 나서면서 선후배의 유대감을 형성했다. 앞서 그는 억울하게 해고당한 팀원 자리에 배정받은 계약직 기자 연화를 탐탁지 않게 여긴 터. 하지만, 끈기 있게 사건에 접근하고 모두가 놓친 중요한 실마리를 발견하는 연화의 실력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는 연화를 보며 큰 깨달음을 얻은 백진이었다. 그런 가운데 팀원을 독려하는 백진의 이면도 그려졌다. 늘 엉뚱한 기획을 갖고 오는 종태(조현철)에게 독설을 마다하지 않았던 백진은 홈리스 체험 취재에 나섰다가 경찰에 붙잡힌 종태에게 국밥 한그릇을 사주며 응원의 말을 건네 훈훈한 풍경을 연출했다. 무심한듯 툭 내뱉는 김백진 표 위로는 백마디 말보다 더 깊은 진심으로 와닿았다.
그리고 김주혁은 진정성 있는 연기로 극에 리얼리티를 더하고 새로운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과장되지 않은 담백한 감정 연기는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다. 이야기의 개연성과 캐릭터에 설득력을 부여하기도 한다. ‘아르곤’을 보면 녹화 스튜디오와 아르곤 사무실, 취재 현장, 아지트, 집 등 장소와 상대에 따라 백진의 눈빛과 어조, 제스처 등이 미묘하게 변화는 앵커로서 팀장으로서 또는 선배, 아버지로서 달리 연기한 김주혁의 디테일한 연기에서 나타나는 대목. 김주혁은 공과 사를 뚜렷하게 구분하는 백진의 성격도 잘 표현하고 있다.
또한, 기자의 본분을 되새기는 김주혁의 촌철살인 대사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포인트다. “진실 앞에 물러서지 않겠다”, “기자한테 진실은 사실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거다”, “우린 선동질 하려고 이 자리에 앉아있는 게 아니다. 경찰확인도 없는 반쪽 특종을 빨아주느니, 내 의심을 믿겠다” 등 다소 날카롭고 거칠지만, 언론인이자 리더로서의 직업윤리와 책임감이 깃든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짜릿한 카타르시스와 깊은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
이렇듯 캐릭터와 혼연일체 된 김주혁은 묵직하고 디테일한 연기로 영화를 관람하는 것 같은 높은 몰입감을 선사하며 ‘아르곤’의 일등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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