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토크②] 채시라 “소통과 포용 필요한 사회, CaFF가 도움 되길”

입력 2017-10-25 11: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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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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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토크①에서 이어집니다.

“제4회 가톨릭영화제가 10월 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열립니다. 무료고요. 가족과 함께 오시면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종교 영화뿐 아니라 ‘소통과 포용’이라는 주제로 모든 영화를 볼 수 있는데요. 57편의 영화가 상영됩니다. 많이 응원해주시고 보러 와주시기 바랍니다. 26일에 개막식 MC도 보기로 했습니다. 김창옥 아나운서와 함께 가톨릭영화제 개막을 축하하는 사회를 맡았습니다. 많이 보러와 주세요.”

제4회 가톨릭영화제 홍보대사를 맡은 배우 채시라의 영화제 소개 멘트였다. 이보다 완벽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결코 설렁설렁 연습한 멘트가 아니었다. 인터뷰를 시작한지 5분 만에 현장에 있던 모든 이가 느꼈다. 채시라가 얼마나 꼼꼼하고 성실한 성격의 소유자인지를.

“내가 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것과 관련된 것인지 당연히 기본적으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하죠. 무엇이든, 대충할 수는 없잖아요.”

홍보대사 하나도 허투루 하는 법이 없다. 채시라는 사랑의 열매 공동모금회가 설립된 1998년부터 현재까지 19년째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채시라는 “뭐 하나 하면 할 수 있을 때까지는 꾸준히 해야 하는 성격”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런 채시라와 가톨릭영화제의 인연은 영화제 초기부터 시작됐다. 독실한 교인인 채시라는 꾸준히 러브콜을 받아왔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맺어지지 않았다. 이번에 성사된 데는 영화제에 대한 미안함과 막중한 책임감이 영향을 끼쳤다. 때문에 채시라는 홍보대사와 더불어 개막식 사회자 역할까지 선뜻 받아들였다.

“늘 마음 한 구석에 미안함이 있었어요. 홍보대사를 언젠가 한 번 해야 하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았거든요. 더 이상 미루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제안을 받았어요. 이렇게 하게돼 저도 정말 기뻐요. 영화제가 더 많이 알려지고 많은 분들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올해 영화제 주제가 ‘소통과 포용’이잖아요. 몇 년 전부터 국내외에서 ‘소통’이 큰 화두였죠.

저도 배우의 직업 외에 아내 며느리 딸 역할을 하면서 ‘엄마 역할’에 많이 몰입하다 보니 ‘얼굴 좀 보여달라’는 팬들의 바람을 많이 외면했던 것 같아요. 아이들이 큰 후에야 SNS를 시작했는데 팬들과의 소통을 통해 저도 많은 기쁨과 보람을 느끼게 됐어요. 소통과 포용. 우리 삶에 의미 있는 주제와 함께 영화제에 참여할 수 있어서 감사해요.”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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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시라의 세례명은 클로틸다. 그는 이전에도 가톨릭과 관련된 행사에 참여한 적 있다. 지난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MBC 다큐스페셜 ‘제1부 파파! 프란치스코’에서 교황의 일대기를 목소리로 전달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 그런 분이 오기 쉽지 않잖아요. 당시 남편 김태욱 씨도 같이 갔는데 교황님과 눈이 마주쳤던 순간이 제 기억에 사진처럼 남아 있어요. 비행기에서 내려오셔서 처음에 발을 디디고 땅에 키스하는 모습도 인상 깊어요. 제가 가톨릭을 종교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겪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지 않을까 싶어요. 이번에 가톨릭 영화제에서도 많은 분이 작품을 보고 좋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어요. 상업 영화도 정말 재밌고 좋지만 눈을 돌려서 이런 영화에도 본다면 좋지 않을까요. 각박하고 폭력이 난무하는 불안한 세상에서 마음을 정화하고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채시라는 종교 영화의 매력을 클래식에 비유했다. 클래식 음악이 듣는 이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듯이 자극 없이 잔잔한 작품을 통해 마음을 정화할 수 있다는 것. 그러면서 가톨릭영화제는 종교영화뿐 아니라 주제에 상통하는 일반 영화들도 갖추고 있다고 빠짐없이 강조했다.

“가사 있는 노래를 듣다보면 가끔 지칠 때가 있잖아요.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음악 대부분이 가사 없이 흐르는 음악들이죠. 흥미 요소를 유발하는 영화도 좋지만 그런 영화만 보면 사람이 지치는 것 같아요. 잔잔한 영화를 보면 마음도 차분해지고 여유도 생기죠. 정화되고 순화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죠.”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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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시라는 보도자료집을 활짝 펼친 후 세션별 상영작의 관전 포인트를 언급했다. 두 아이를 둔 엄마인 그는 특히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단편 애니메이션 세션에 관심을 보였다.

“아무래도 아이들과 볼 수 있는 영화를 더 선호하게 되더라고요. 상영작 가운데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작품이 많아서 좋아요. 둘째 아이가 애니메이션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유니콘’도 기대되네요. 어떤 모습으로 다뤄질지 궁금하고요. ‘돌멩이 수프’는 기법이 색달라서 아이들 창의력 향상에 도움 될 것 같아요. ‘두 전차’도 입체적인 기법이 인상적이네요.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라 남편과 같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숙제를 끝낸 자녀들과 오순도순 영화를 보는 것이 일상이라고 밝힌 채시라. 그는 개인적으로도 애니메이션 장르를 가장 선호한다고 밝혔다. 스토리 위주의 드라마 장르도 액션물도 좋아하지만 딱 한 장르만은 “사양한다”고 말했다.

“‘오즈의 마법사’ 같은 작품은 보고 또 보곤 해요. 어른들이 봐도 감동받을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참 많죠. 아이들만을 위한 장르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인생은 아름다워’ 같은 작품도 좋아요. 감동 있는 실화 소재의 영화도 좋고 안젤리나 졸리의 ‘원티드’ 같은 액션 영화도 좋아해요. 다만 호러물은 싫어해요. 공포물은 어릴 때 본 ‘전설의 고향’이 마지막이에요. 출연이요? 사양합니다. 어려울 것 같아요. 얼마나 무서울지 상상이 안 되네요. 하하.”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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