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감독 신작 ‘올드마린보이’, 아버지들에게 보내는 헌사

입력 2017-11-04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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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올드마린보이’ 포스터. 사진제공|CGV 아트하우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진모영 감독이 이번에는 진한 부성애를 다룬 작품으로 돌아왔다. 2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올드마린보이’다. 아버지와 가장 그리고 가족을 한 번쯤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진모영 감독은 2014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통해 480만 관객 동원을 이끌어낸 연출자이다. 노부부의 애틋한 사랑과 영원한 이별을 그려내 관객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3년 만에 내놓은 신작 ‘올드마린보이’(제작 영화사 님아)에서 감독은 휴먼다큐멘터리 장르를 유지하면서도 시선은 부성애로 향했다. 동해 바다를 삶의 터전을 삼고 살아가는 ‘머구리’ 박명호 씨가 주인공이다.

영화 ‘올드마린보이’ 스틸컷. 사진제공|CGV 아트하우스


박명호 씨는 10여년전 서해바다를 통해 국경을 넘어온 탈북자이다. 강원도 고성군에 자리 잡고 살아가는 그는 재래식 심해 잠수부인 머구리를 직업으로 삼고 있다.

60kg에 달하는 장비를 매달고 자신의 체중까지 더해져 심해에서 120kg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고된 일이지만 고집스럽게 포기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머구리는 극한의 직업이다. 흔히 10명 중 5명은 도중에 일을 포기하고, 남은 5명 가운데 3명은 죽고, 1명은 아프고, 그래서 단 1명만이 살아남아 할 수 있다고도 알려져 있다.

진모영 감독은 탈북한 이후에도 어느 곳에 정박하지 못한 채 배를 타고 출렁이는 바다로 나가 머구리로 살아가는 박명호 씨의 삶을 담담하게 카메라에 담았다. 동시에 우리네 아버지이자 가장의 책임으로 고민하는 중년 남자의 모습도 담아냈다.

‘올드마린보이’는 제작기간 4년, 촬영에만 3년이 소요된 작품이다. 총 촬영 시간은 500시간에 이른다. 9월 열린 제9회 DMZ국제다큐영화제 개막작으로 먼저 소개돼 주목받았고, 2일 개봉 이후 작품을 본 관객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도 받고 있다.

진모영 감독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가장으로 나이 들어가는 아버지 박명호 씨에게는 고향 바다로 돌아가 잠수를 한 번 해보고 싶다는 꿈이 있다”며 “‘올드마린보이’는 이 시대 아버지들에게 보내는 헌사”라고 밝혔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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