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백윤식 “48년차 연기자…나는 아직 현재진행형”

입력 2017-11-23 1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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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백윤식 “48년차 연기자…나는 아직 현재진행형”

어떤 영화를 봐도 배우 백윤식의 존재감은 대체 불가능이다. 영화 ‘반드시 잡는다’에서도 마찬가지다. 백윤식은 또 다른 대체 불가의 배우 성동일과 중년 케미를 선보였다. 또 단순히 연기뿐만 아니라 액션신까지 직접 소화해내며 연기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기도 했다.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해요. 좋은 기회에 작품을 할 수 있는, 그런 혜택을 받아서 감사하게 느끼죠. 또 여태까지 시도를 안 했던 소재고, 한국 영화계가 담지 않았던 소재를 풀어 주는 게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비 오는 날의 액션, 거기에 쓰러지고 넘어지고 몸싸움까지 보통의 젋은 배우들이 소화하기에도 힘든 부분을 백윤식은 직접 다 소화해냈다. 그런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분명 힘든 점도 느꼈을 터. 이번 영화의 액션신을 촬영하면서 힘들다 느끼진 않았을까.

“그런 건 없었어요. 비가 오고 (액션의) 난이도가 있는 상황이기도 했지만, 그건 당연히 배우인 우리가 겪어야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 안에서 분명 고통도 따랐지만 완성해야하는 작업이었고요. 그러니 참고 감내 해야죠.”

백윤식은 이번 영화를 통해 성동일과 처음으로 호흡했다. 그동안 작품을 통해 만났을 법도 하지만, 두 사람의 만남은 ‘반드시 잡는다’가 처음이다. 워낙 독특한 색과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두 배우이기에 이번 영화가 더욱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백윤식이 영화 촬영을 하면서 느낀 후배 성동일은 어떤 배우였을까.



“그 친구도 소위 말해 짬밥이 20 몇 년 차잖아요. 좋았어요. 연기를 하는 게 생활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자연스러웠죠. 그 정도로 호흡이 좋았어요. 애드리브도 애드리브처럼 느껴지지 않았어요. 전 그게 그 친구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같은 배우 입장에서 의식이 안 되더라고요.”

앞서 성동일은 제작보고회와 언론시사회를 통해 “백윤식 선생님께서 연기가 늘었다고 칭찬을 해주셨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런 발언에 대해 백윤식은 “진심으로 한 말이었어요. 아주 앞길이 창창한 친구예요. 발전적, 진취적 취지에서 그런 멘트가 자연스럽게 나왔고요. 근데 아무래도 나이 든 배우들이 그런 말을 주고받으니까, 현장에선 웃더라고요(웃음).”

‘관상’ ‘내부자들’ ‘덕혜옹주’까지 백윤식은 다양한 작품 속 캐릭터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특히 지난해 ‘내부자들’에서는 논설위원 이강희로 분해 인생캐릭터라는 평가까지 받으며 새로운 모습을 선사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그가 출연한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있을까.

“지금까지 출연한 영화 속 인물들은 다 제가 만들어낸 인물이니까, 제가 아껴야죠. 저에게는 분신으로 보이니까요. 저만이 생각할 수 있는 분신이죠.”

백윤식의 두 아들 모두 현재 배우로 활동 중이다. 아버지이자 대선배인 백윤식은 두 아들과 연기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



“처음엔 몰랐는데 배우 생활을 하면서 보니까, 우리 애들이 불편하겠다 싶더라고요. 나로 인해서 더 손해를 보는 것 같아요. 누구의 아들로 불리는 부분 때문에요. 그런 부분이 안쓰럽죠. 열심히들은 하는데요. 직업으로는 작품 얘기가 나오면 정해서 얘기를 하진 않고 그냥 그때그때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누곤 해요.”

뿐만 아니라 백도빈의 자녀 백서우 역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고, 뛰어난 외모로 인해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백윤식은 손녀 백서우의 연기활동에 대해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안 했으면 좋겠어요. 근데 사실, 우리 도빈이와 서빈이가 그랬듯 자신의 인생은 누가 살아주는 게 아니고 자신이 살아나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전 사실 (아들들이) 이 길을 시작할 때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어요. 또 근데 본인들의 의지가 반듯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꼬맹이들도 본인이 어릴 때는 말고, 좀 커서 이성적으로 판단이 되고 할 때요.”

벌써 연기경력 48년차, 백윤식은 자신이 느끼는 연기에 대한 부족함이 있을까.

“저는 무한대라고 봐요. (연기를) 하고 나서도 모니터를 하게 되면 아쉬움이 있더라고요. 발전적 취지로 가야하는 직업이고, 그래서 어떤 틀에 맞는 지표가 형성되기보단 그냥 계속 진행형으로 가야하지 않나 생각하고요.”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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