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신하균 “낯가림&수동적 성격…여자 만나기 힘들어”

입력 2018-03-2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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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균신(神)’ 신하균이 봄‘바람’을 타고 돌아왔다. 불륜과 코미디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색적인 조합의 영화 ‘바람바람바람’과 함께.

‘바람바람바람’은 ‘바람’의 전설 석근과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매제 봉수, 그리고 봉수의 아내 미영 앞에 제니가 나타나면서 꼬이는 상황을 그린 ‘어른들의’ 코미디 영화다. 불륜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체코 영화 ‘희망에 빠진 남자들’을 보다 한국 정서에 맞게 리메이크했다. 각색과 연출은 상업 영화 데뷔작 ‘스물’로 큰 사랑을 받은 이병헌 감독이 맡았다.

극 중 신하균은 제니를 만난 후 삶의 활력을 찾고, 꿈을 이뤄나가는 남자 봉수를 연기했다. 한없이 소심하고 지질한데다 바람까지 피우니 어쩌면 부정적이게 비춰질 수 있는 인물. 하지만 신하균이 엉뚱하고 사랑스럽게 표현하면서 중화된다. 매력적인 순간까지 있을 정도다.

신하균은 부담스러울 수 있는 캐릭터지만 코미디 영화에 맞게 귀엽게 그리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병헌 감독 또한 “귀엽게 연기해 달라”교 요청했다고. 마흔다섯에도 여전히 귀여움이 살아있는 신하균을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Q. ‘바람바람바람’ 완성작을 보고 어땠나요.

A. 이렇게 나올 줄 몰랐어요. 이병헌 감독님 특유의 뉘앙스를 살리려면 리듬감을 맞춰야 했는데요. 사실 촬영 당시에는 ‘이렇게 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독특했어요. 완성작을 보니까 역시 치밀한 계산을 하셨구나 싶어요.


Q. 이병헌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요.



A. 아주 좋았죠. 배우로서 즐겁고 행복한 작업이었어요. 다음에 또 작업하고 싶어요. 아, 감독님이 리액션이 정말 없어요. OK를 시원하게 내리지도 않고 뭔가 계속 생각하는 느낌? 말도 별로 없고요. 감독님이랑 작업하면서 멘탈이 강해졌어요.



Q. 불륜 소재라 부담스럽지는 않았나요. 바람을 피우는 당사자 캐릭터이기도 하고요.

A. 영화는 모든 소재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의 문제겠죠. 코미디라는 장르에 맞게 그려낸 것 같아요. 캐릭터는 보기 부담스럽지 않도록 귀엽게 보여주려고 했어요. 코미디 영화니까 귀여운 모습을 담으면 좋겠다 싶었죠. 나름대로는 조금 귀여웠다고 생각해요. 하하.


Q. 봉수가 토라지는 모습이 귀엽고 인상적이더라고요.

A. 이병헌 감독님이 그런 표현을 좋아하시더라고요. 한 번 해봤는데 여러 번 하게 됐어요. 저는 한 번 해보고 맞으면 확장해나가는 스타일인데 그런 면에서 감독님과 잘 맞았어요. 대본의 느낌대로 하는 것보다 좋은 게 있으면 첨가하는 식이었죠.


Q. 신하균 씨의 의견이 또 반영된 부분이 있을까요.

A. 글쎄요. 저는 감독님의 호흡에 거의 따라가는 편이었어요. 애드리브도 없었죠. 애드리브는 빈 공간을 채워주는 것들이잖아요.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아요. 치밀하게 계산된 작업을 좋아하죠. 감독님의 호흡을 따라가는 게 최상이었던 것 같아요.



Q. 지질한 캐릭터를 많이 맡아왔어요. ‘바람바람바람’에서도 그런 면이 많이 도드라졌고요. 지질한 캐릭터에 특히 많이 끌리는 편인가요.

A. 작품을 선택할 때 캐릭터를 먼저 보진 않아요. 영화의 방향을 먼저 보죠. 갖춰진 사람보다는 부족한 사람들에게 많이 공감되고 끌리는 것 같아요. 저 자체도 부족한 사람이고요. 평소에 볼 수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런 사람들이지 않나요?


Q. 촬영 중 다리 골절로 수술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어떤 장면에서 부상을 입은 건가요?

A. 2:2로 테니스 치는 장면이요. 점프해서 넘어지는 장면인데 코트의 바닥에 운동화가 붙으면서 몸이 틀어졌어요. 몇 컷 안 남았던 때였는데 감독님이 “한 번 더 해보자”고 하기에 좀 더 세 개 넘어져봤어요. 그런데 그게 사고로 이어진 거죠. 처음에는 다들 제가 다친 줄 모르고 연기인 줄 알았대요. 지금은 괜찮습니다. 오늘도 여기에 걸어서 왔어요.


Q. 극 중 부부였던 송지효 씨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A. 성격이 굉장히 좋더라고요. 털털하고요. 워낙 친하게 지내서 배우들끼리 재밌었어요. 송지효뿐 아니라 배우들이 전반적으로 연배 차이도 별로 안 나니까 촬영 외의 시간도 자주 함께 보냈죠.


Q. 송지효 씨가 “손이 많이 가는 스타일”이라고 했는데요. 어떤 것들을 챙겨줬나요.

A. 특별한 에피소드는 기억이 잘 안 나네요. 계속 따라다녔어요. 제가 수동적이라 많이 챙겨줬죠. 저를 내버려둬도 되거든요. 혼자서도 잘 놀아요. 할 게 많아요. 멍 때릴 때도 많고요.


Q. 혼자서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요?

A. TV도 보고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듣고요. 멍 때릴 때도 많고요. 장난감을 만들다가 답답하면 밖에 나가서 산책도 하고요. 고양이를 두 마리 키우고 있는데 고양이 똥 치우는 일도 하고요. 길고양이 밥도 챙겨주고요.



Q. 이성민 씨와는 어땠나요. 벌써 네 번째 작품이죠.

A. 이제서야 친해진 것 같아요. 선배도 저도 낯가림이 있어서요. 상대가 먼저 다가오면 친해지지만 그게 아니면 쭉- 친해지지 않게 되더라고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은 하는데 잘 안 돼요. 그래서인지 여자 만나는 것도 힘들고요.


Q. ‘바람바람바람’은 결혼생활에 대한 영화이기도 한데요. 결혼에 대한 계획과 생각이 궁긍해요.

A. 하게 되면 하는 거겠죠. 경험하지 못한 것이니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깊게 생각하지는 않아요. 지금 생활에 만족하지만 포기까지는 아니에요. 앞날은 모르는 거니까요. 안 가본 세계에 대해서는 섣불리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이상형요? 딱히 없어요.


Q. 어릴 때부터 수동적이었나요, 아니면 활동하면서 바뀐 건가요.

A. 어릴 때부터 낯가림을 가지고 있었어요. 내성적인 아이였죠. 사람들과 어울리고 자기 의견을 내는 사람들을 보면 부러웠어요. 저는 그러지 못했죠.


Q. 언제 가장 능동적인가요.

A. 연기할 때요. ‘살아있음’을 느껴요. 그 때는 에너지가 넘치죠.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계속 연기하고 싶어요.


Q. ‘하균신(神)’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A. 그냥 ‘영어식’으로 부르는 구나 하죠. 하균 신.


Q. 출연작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나요?

A. 특별히 하나를 꼽기는 그렇네요. 음- ‘바람바람바람’이 아닐까요. 새롭고 감각적인 코미디 영화예요. 저도 재밌게 봤고요. 관객들에게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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