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로 불리는 가수 남진이 전남 고흥에 ‘남진 기념관’을 건립한다. 동아닷컴DB
1만여㎡ 폐교 부지에 사비 25억 투입
60여장 앨범·트로피·영상물 등 전시
고흥 명예대사 ‘내 사랑 고흥’ 노래도
“목포서 났어도 고흥도 다 내고향이지”
가수 남진(73)이 전남 고흥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기념관을 세운다.
남진은 사비 25억 원을 들여 고흥군 영남면 우천리 산83-1번지 옛 영남초등학교 영동분교 폐교부지에 ‘남진 기념관 및 트로트 창작 스튜디오’를 건립한다. 해당 부지는 1만여m²에 건평 1000m² 규모다. 준공은 연말께로 예상하고 있다. 남진은 6월20일 열린 착공식에서 고흥군 관계자들과 함께 첫 삽을 떴다.
기념관에는 남진이 1965년 ‘서울 플레이보이’로 데뷔한 후 지금까지 걸어온 ‘가수 남진’의 흔적을 모두 담는다. 60여장이 넘는 앨범과 각종 시상식을 휩쓸었던 트로피를 포함해 화려한 활동상을 엿볼 수 있는 사진과 동영상 등 ‘남진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다. 1967년 ‘가슴 아프게’를 부르면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남진은 ‘마음이 고와야지’ ‘님과 함께’ ‘너와 나’ ‘미워도 다시 한 번’ 등으로 1970년대 최고 인기를 누렸다. 1968년 8월 해병대에 자원입대해 베트남전에도 참전했던 남진은 80년대에는 ‘빈잔’, 90년대에는 ‘둥지’, 2000년대에는 ‘당신이 좋아’ 등을 히트시키며 꾸준히 큰 사랑을 받았다. 한양대 연극영화학과 출신인 그는 배우로서 약 60편의 영화에도 출연했다. 2017년 제8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선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지난달 ‘남진 기념관’ 기공식 모습(왼쪽 다섯 번째가 남진). 사진제공|고흥군
남진은 25일 스포츠동아와 나눈 전화통화에서 “햇수로 54년 동안의 흔적을 돌이켜보고, 팬들은 물론 전라도민들 그리고 고흥을 찾은 관광객들과 함께 추억을 공유하고 싶다”고 기념관 건립 배경을 설명했다.
기념관이나 스튜디오가 완공까지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예상돼, 구체적인 공간 활용 방법에 대해서는 다양하게 구상 중이다.
그는 “머릿속에 이것저것 그려보고 있는데 잘 모르겠다. 주위의 이야기도 많이 들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1946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난 그는 고흥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2016년부터는 고흥의 명예대사로 활약하며 지역 사회를 알리고 있고, 각종 행사도 자신의 일처럼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서고 있다. 또 올해 4월에는 ‘내 사랑 고흥’이란 노래를 발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팔영산 팔봉아 내 사랑을 꿈을 꾼다/등대불 깜박이는 나로도 선창에서 그대와 함께 한 잔 하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가사에 남진 특유의 구성진 창법이 잘 어우러진다.
“특별한 계기가 있겠나. 그저 밑에(전라남도) 사람이라 그렇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좋은 기회가 생겨서 추진하게 됐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수년 전부터 좋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목포에서 태어났어도 영암에서 뿌리를 내렸다. 순천, 고흥, 여수, 해남, 완도, 진도 등이 다 내 고향이다. 하하!”
그는 가을께 신곡을 발표하고 가수로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