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짱유 “랩하면서 중2병 고쳤다, 태양·태민 좋아해”

입력 2018-09-08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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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짱유 “랩하면서 중2병 고쳤다, 태양·태민 좋아해”

한 번 들으면 입에 잘 붙는 이름 짱유. 본명 장유석 씨의 예명이다. 여기에 부산 사투리가 더해지면 귀여운 어감의 ‘짱↘유↗’가 된다.

래퍼 짱유는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을 대중과의 소통창구라고 칭하며 “2014년에 멜론에 내 음악을 등록했었다. 그 전에는 믹스테잎을 내긴 했었다”고 데뷔 시점을 콕 집어 말했다. 이어 2016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힙합&알앤비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음악성을 인정받았지만 고향인 부산에서 오랫동안 담금질을 한 이유를 덧붙였다.

“부산에서 서울로 온지 이제 5개월 됐어요. 부산에 계속 있었던 이유는 정신적 문제 때문이었죠. 심적으로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사회에 나가면 제가 흔들릴 수 있다고 판단했거든요. 부산에서 내 뿌리를 단단하게 내렸고 타이밍 좋게 지금의 회사도 만났어요. 부산은... 일단 사람들이 서울로 가기 때문에 어떤 문화를 부흥시키기에는 역부족인 곳이에요. 저도 부산을 사랑해서 부산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자 했지만 결국 서울로 왔죠. 부산에 있었을 때도 나름대로 이미지 소진을 막기 위해 두문불출했어요.(웃음) 오히려 고등학교 때 친구들, 비힙합인들과 어울렸죠.”


짱유는 현 소속사에 대해 “나의 잠재력을 봐줬다”며 “내 앨범이 당장 큰돈을 벌어다줄 수 있는 음악이 아니다. 나를 믿고 투자해줄 수 있는 회사가 드문데 라이언하트(현 소속사)는 간 보지 않고 나에게 손을 내밀어줬다. 그래서 자신감이 더 생겼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가고 싶었던 기획사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늘 SM을 생각하고 있었다. SM 음악을 좋아한다. 태민을 좋아한다. 또 덧붙이면 음악 작업은 태양과 해보고 싶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유튜브에 제 음악을 많이 올렸어요. 7일 발표한 앨범도 3년 전에 만든 것이고요. 음..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런 앨범에 물질적인 힘이 가해지지 않으면 묻히더라고요. ‘이제는 내 색깔을 잃지 않고 어느 정도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겠다’ 싶었고 이번 앨범도 그냥 내면 묻힐 거 같아서 소속사를 찾았던 거죠. 소속사에서도 제 유튜브 채널을 보고 연락을 줬고요.”

지난 7일 발표된 앨범 ‘KOKI7’은 ‘Korean Kid’의 약자다. 기울여서 재배치하면 한글로 짱이란 모양이기도 하다. ‘난 모든 걸 가지려 하며 살았다’, ‘Kiss My Mouth All Day’, ‘무더기’, ‘NABi’ 등 총 7곡이 수록됐고 제이플로우(J flow), 나 잠수가 프로듀싱에 참여했다.

‘코리안 키드’는 짱유 나름의 유머고, 짱유는 결여된 한국 아이들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자신의 유년시절처럼.

“전형적인 한국의 아이들이라는 뜻이에요. 행복한 아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친구들도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유치원 때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고 초등학교 1학년 때는 아버지가 돈 때문에 여기저기 돌아다니시기도 했고요. 엄마가 떠난 트라우마를 가사로 솔직하게 풀어내기도 했어요. 학창시절에 사촌 집을 옮겨다니면서 살았고 고1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살았죠. 스무 살 이후부터는 혼자 살고 있어요. 7년 정도 혼자 사는데 제 집은 작업실처럼 꾸며져 있죠. 침대 하나 마이크. 일어나면 바로 작업하려고요.”


전반적으로 어두운 음악을 선보이지만 짱유는 “음악을 하면서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 원래는 중2병에 걸려있었다”며 “내가 쓴 가사는 경험을 토대로만 한다. 음악과 대화하는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었고 나를 되새기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갖는다. 우울한 사람이었지만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지금 나는 행복하다”고 말했다.

특히 “유머러스하진 않지만 긍정적인 사람이다. 발전해야할 부분이 많지만 이제 나는 어느 정도의 슬픔을 극복했고 앞으로는 행복한 감정, 러블리한 감정을 담은 음악을 발표할지도 모른다”며 영국 런던과 한국을 오가는 장거리 연애를 하고 있음을 덧붙이기도 했다.

“새 앨범 ‘KOKI7’는 저의 실질적인 데뷔 앨범이에요. ‘내가 짱유다!’라고 나설 수 있는 앨범이기도 하고요. 피드백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저는 성장했습니다. (웃음) 무엇보다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봐주세요. 처음 들으면 낯설어서 거부감을 느끼실 수도 있는데 더 좋은 음악을 만들 겁니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돼 거짓 없이 보여주려고요. 한대음에 또 노미네이트되면 좋겠지만 기대하면 실망이 크니까 연연하지 않고 다음 앨범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걱정이 있다면 문신”이라며 방송활동에 대해서도 거리낌 없었다. 짱유는 “방송을 하면 (현실에) 타협한 사람이라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출연하면 배울 수 있는 부분도 많고 그런 시스템을 겪어야 시야가 넓어진다. 기회가 있으면 해보고 싶다”고 희망해 향후 활동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방송 자체가 내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니까 매력 발산을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좋겠어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진다면 ‘짱유래~’ 이래(사투리) 될 수도 있으니까요. 음악 경연 보다는 진짜 내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곳을 출연하고 싶어요. 곡을 빨리 만드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경연 방송을 하면 감당을 못할 거 같거든요. 저에게 입덕하려면 음악이 아니라 저를 봐야해요. 음악만 보면 우울한 사람으로 비추어지는데 실제적인 저를 보고 느껴야 그나마 입덕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웃음)”


사진제공=라이언하트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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