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김향기 “‘영주’ 나를 한 단계 성장시킨 작품”

입력 2018-11-29 14: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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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과함께’ 시리즈 같은 대작부터 ‘눈길’ 등 소규모 영화까지 작품의 크고, 작음을 떠나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배우 김향기. 그가 또 하나의 ‘인생작’으로 꼽힐 영화로 돌아왔다. 열아홉 소녀의 연기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깊이 있고 섬세한 열연을 담은 ‘영주’를 통해서.

‘영주’는 교통사고로 한 순간에 부모를 잃고 동생과 힘겹게 살아가던 ‘영주’가 만나지 말았어야 했던 사람들을 만나면서 갖게 되는 낯선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김향기는 ‘영주’에서 타이틀롤을 맡아 만나지 말았어야 할 인연 앞에 흔들리는 열아홉 어른아이 영주를 연기했다. 김향기가 ‘영주’를 만나게 된 계기는 영화 ‘눈길’. ‘영주’를 연출한 차성덕 감독은 앞서 ‘눈길’을 보고 김향기에게 첫 눈에 반했다고 밝혔다.

“‘눈길’을 보고 제게 시나리오를 주고 싶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떤 작품으로 그런 인상을 드릴 수 있다는 것에 기분 좋았죠.”

‘영주’는 차성덕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10대 시절 실제로 갑작스러운 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차 감독은 비극과 상실에 놓인 사람들의 이야기로 확장해 ‘영주’의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김향기는 영주를 연기하면서 차 감독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고백했다.

“먼저 왜 ‘영주’의 시나리오를 쓰게 됐는지 이야기해주셨어요. 영주를 비롯해 향숙과 상문 등 다양한 인물들의 관점을 언급하면서 말씀해주셨죠. 감독님은 누구보다 영주를 잘 이해하고 있는 분이었어요. 확고한 믿음이 들었어요.”


김향기는 ‘신과함께’ 시리즈를 촬영하던 도중 ‘영주’를 선택했다. 가장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작품 ‘신과함께’와 독립영화 ‘영주’의 간극은 하늘과 땅. 어떤 마음으로 ‘영주’의 출연을 결정했을까.

“회사에서도 제 의견을 많이 존중해줘서 거의 제 의지로 작품을 선택하는데요. 영화의 규모보다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배우로서 욕심이 생기는 작품을 선택하는 편이에요. 줄거리, 주제, 메시지가 있으면 하고 싶은 욕심이 들어요. ‘영주’는 제게 그런 작품이었어요.”

‘영주’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낸 김향기.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영주가 상문과 향숙의 집에 찾아가 진실을 고백하는 장면을 꼽았다.



“쉽게 터뜨릴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잖아요. 영주의 믿음과 떨리는 마음이 교차하는 장면인데 연기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마음과 어떤 표정으로 이야기해야 할지 많이 고민했어요. 막상 연기했을 때는 미리 생각하고 고민했던 것보다 좀 더 편안하게 나온 것 같아요. 많이 기억에 남아요.”

포스터에 그려지기도 한 다리 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원 테이크로 오랜 시간 촬영한 다리 신은 새벽의 어느 찰나에 촬영을 진행했다고. 김향기는 “새벽에 해 뜨는 순간을 잡아야 했다. 다행히 집중이 잘 되어서 한 번에 다 찍었다. 시야 앞에 있는 주변의 것들을 신경쓰지 않고 오직 다리와 하늘에만 집중해서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실제 동갑내기 ‘영주’는 김향기에게 어떤 캐릭터와 작품으로 남을까. 김향기는 “스스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게 만들어준 고마운 작품”이라고 전했다.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촬영했지만 그동안 제가 보여드리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어요. 새로운 감정을 배울 수 있었고 그 배움이 잘 반영된 작품이었고요. 제가 시나리오를 읽고 받았던 느낌 그대로 관객들에게도 여운이 남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관객들에게 위로가 되는 작품이 되기를 바라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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