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류승룡 “냉정한 두 아들, ‘극한직업’ 벌써 재밌다더라”

입력 2019-01-19 10: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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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류승룡 “냉정한 두 아들, ‘극한직업’은 벌써 재밌다더라”

배우 류승룡이 10대들의 감(感)을 무한 신뢰, 개봉을 앞둔 영화 ‘극한직업’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중학교 2학년생, 초등학교 5학년생 아들이 있어요. 아들들은 제 작품에 너무 냉정해요. 무슨 작품인지 말할 수는 없지만 저보고 오버하지 말라고 하기도 했었죠. 근데 ‘극한직업’은 큰 아들이 벌써 예매를 했고 예고편만 봐도 재미있을 거 같다고 해요. 10대들의 감각은 비교적 정확하거든요. 영화 장르도 코미디고, 유해하지 않으니까 어린 친구들에게도 무난하게 다가갔으면 좋겠어요.”

영화 ‘극한직업’은 해체 위기의 마약반 5인방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 창업한 ‘마약치킨’이 일약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벌어지는 코믹 수사극이다. ‘스물’ 이병헌 감독이 연출했다. 류승룡은 언제나 목숨 걸고 수사에 나서지만 실적은 바닥인 마약반의 좀비반장 고반장 역을 맡았다.


직장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푸대접을 받는 인물이지만 실제 류승룡은 친구 같은 가장이다. 2차성징을 겪고 있는 두 아들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아버지이기도 한 그는 자신이 연기한 영화 속 고반장과도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마약반 형사라니까 특별한 사람 같아 보이지만 고반장은 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가장, 아빠, 남편, 직장인, 소상공인이에요. 사회적으로는 제 나이대, 정년을 대변하는 인물이라 저도 공감할 수 있었죠. 그동안 영화에서 그려진 마약반 이야기는 형사가 악을 응징하는 것인데 ‘극한직업’에서 고반장은 치킨집 사장으로서 악을 응징하잖아요. ‘소상공인은 목숨 걸고 일한다’라고 말하는 부분이 더욱 통쾌하게 느껴져요.”

그는 “장사를 해본 적은 없지만 배우를 꿈꾸던 시절에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었다”고 ‘룡로’에 얽힌 이야기를 꺼냈다.



“서비스직이 아닌 주로 몸 쓰는 일을 했었어요. 그 중 하나가 제대하고 도로를 포장하는 일이었는데 아직도 왼쪽 날개 부분이 아파요. 지금도 지나가다가 그런 작업하는 모습을 보면 음료수를 사다드리기도 하죠. 수원 발안에 골프장 가는 길, 30km 정도를 작업했었어요. 저 혼자 ‘룡로’라고 부르고 가끔 아이들과 드라이브를 하면서 ‘아빠가 이 길을 깔았단다’라고 말해요.(웃음)”


코미디 영화지만 류승룡을 비롯한 출연진은 오히려 냉철하게 연기를 했다. 현장 분위기가 좋다고 관객들이 웃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류승룡은 “‘착각하지 말고, 신중하게 표현하자, 우리끼리 웃기다고 속지말자’라는 마음을 항상 갖고 촬영했다. 1초만 타이밍이 안 맞아도 안 웃기는 것이 코미디 아닌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촬영 현장 분위기는 좋았죠. 제가 맏형이었지만 선배로 있지 않으려고 했어요. 아들과 친구처럼 지내듯이 동료로서. 조언한답시고 말하지 않고 말수도 줄였고 물어보면 아는 범위 내에서 친절하게 답해줬어요. 우리 마약반은 하늬하늬(이하늬), 휘(이동휘), 뀨(진선규), 명이나물(공명)까지 오프라인 만남부터 채팅방 대화까지 아주 활발했었어요.”

이병헌 감독에 대해선 “다음 작품에 제안 오면 무조건 할 것이다. 무한 신뢰한다. 작업 스타일이 잘 맞는다”며 “감독의 전작을 다 봤다. 독특하고 재미있고 각색도 뛰어났다. 기존 작품에선 19금 코미디, 마니아틱한 코드가 있었는데 ‘극한직업’을 통해선 대중적으로, 코미디 저변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덧붙였다.


‘극한직업’을 포함해 최선을 다하지 않은 작품이 없었지만 류승룡은 ‘도리화가’부터 ‘염력’ ‘7년의 밤’까지 4년여 동안 흥행 참패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극한직업’을 기점으로 류승룡이 다시 날개를 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배우 스스로는 ‘재기’라는 표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류승룡은 “재기발랄?”이라고 유머 있게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시작, “수치에 대한 응원이라고 생각한다. 앞선 작품들도 수많은 분들이 고민해서 만든 작품이고 나 역시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고 전작에 대한 애정을 잊지 않았다.

“다만 태도가 변했어요. 이제는 조금 더 넒게 ‘이 작품도 재미있겠다. 보여드리고 싶다’가 됐죠. 하지만 변하지 않는 건, 저라는 배우 자체가 다양하고 재미있는 이야기에 대한 탐구를 선호한다는 거예요.”

영화 '극한직업'은 오는 23일 개봉.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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