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김현철 “팬 덕분에 가능한 30주년…설렘 20% 두려움 80%”

입력 2019-05-23 14:5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DA:인터뷰] 김현철 “팬 덕분에 가능한 30주년…설렘 20% 두려움 80%”

가수 김현철이 데뷔 30주년 영광을 팬들에게 돌렸다.

김현철은 새 미니앨범 ‘10th – preview(프리뷰)’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스타로서 음악 한다는 생각 자체가 틀렸다. 팬들 덕분에, 내 음악에 관심 갖는 사람들 덕분에 가능한 일”이라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정신 차려야해요. 예순 넘은 분들이 내 공연을 보기 위해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었어요. 스타? 스타로서 음악 한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이죠. 내 음악을 들어주는 사람들을 위해서 음악하려고요. 그 분들이 뭐가 아쉬워서 내 음악을 찾아듣겠습니까. 정말 고마운 일이죠.”


정규 9집 ‘토크 어바웃 러브(Talk about Love)’ 이후 13년 만에 발표하는 신곡이다. 김현철은 8~9년여 동안 악기를 버리고 음악과 단절한 채 살았다. 음악이 싫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음악이 좋은 이유도, 재미없어진 이유도 설명할 수 없다. 그냥 재미없더라. 블루투스 스피커만 남겨두고 살다보니 신보를 내기까지 1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고 슬럼프를 경험한 시기를 추억, “다시 음악이 정말 좋아졌고, 이런 상황에서 앨범을 발표해 다행이다”고 말했다.

“‘때마침’ 30주년인 것이지 30주년에 맞춰서 일부러 앨범을 준비한 것이 아니에요.(웃음) 지난해 5월 1번 트랙 ‘드라이브’ 피처링에 참여한 죠지를 만나면서 악기를 다시 샀어요. 그때부터 음악 작업을 재개했고, 녹음은 작년 11월부터 본격적으로 했죠. 다시 만난 음악은, 옛 사람과 재회한 기분을 들게 했어요. 창작이 싫다면 놔버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가봐요. 이전보다 음악이 더 좋아졌어요. 요즘 ‘음악하길 잘했다’ 싶거든요.”

‘프리뷰’는 올 가을 정규 10집 발표에 앞서 선공개하는 미니 앨범이다. 노래 하나를 먼저 공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지만 김현철은 총 5개 트랙으로 구성해 앨범으로 묶어 선공개를 한다. LP, CD, 카세트테이프 형태로 발매할 계획이다. 그는 “주변에서 많이 말린다. 특히 카세트테이프로 발표하는 건 내 인생에서도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꼭 발표하고 싶다”며 “음원차트는 내가 음악이 재미없어졌을 때 급성장했다. 그래서 요즘 음원 차트 체계를 잘 모른다. 진정성이 있으면 통하지 않을까”라고 바람을 나타냈다.




더블 타이틀곡 ‘한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 /화사, 휘인 (마마무))(prod 김현철)’와 ‘드라이브 (Drive)(feat. 죠지)’를 비롯해 ‘투나잇 이즈 더 나잇 (Tonight Is The Night)(feat. SOLE)’, ‘열심’, ‘웨딩 왈츠 (feat. 옥상달빛)’가 수록됐다. 특히 김현철의 철학이 달라졌음을 의미하는 앨범이기도 하다. ‘한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는 김현철이 30년 만에 처음으로 편곡을 하지 않은 노래이며, 앨범에 참여한 피처링진을 직접 섭외했다.

김현철은 “감(感)이 떨어지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일주일에 몇 번씩 학생들을 가르쳐야하다보니 요즘 음악을 듣긴 한다. 노래 만들 수 있는 에너지가 있긴 하다”라며 “트렌디함을 좇기 보다는 기존 스타일을 고수해보려고 했다. 그게 김현철이기 때문”이라고 신보의 방향을 소개했다.

“큰 틀에서는 요즘 친구들의 정서를 접목시켰지만, 기존 내 색깔을 고수하려고 노력하긴 했어요. 내 것이니까! 다른 사람은 흉내 낼 수 없잖아요. 기본적으로 싱어송라이터로서 다른 사람 곡을 받을 필요는 없고요. 많은 후배 가수들을 일일이 찾아갔다는 데 의미가 있고, 후배들이 참여한 부분을 트렌디하다고 설명할 수 있겠어요. 편곡에 다른 사람 이름 올라간 것도 이번이 처음이고요. 음악을 넓게 보려고 하니 고집을 내려놓게 됐고, 철학이 바뀌더라고요.”


끝으로 “애당초 나는 노래하는 가수는 아니었고 프로듀서 쪽이 더 잘 맞는다. 가을 발매될 정규 앨범에도 피처링진이 많다”고 귀띔, “꾸역꾸역 30주년에 맞춘 앨범이 아니라 음악을 다시 사랑하게 된 후 발표하게 돼 다행이다. 자유롭게 음악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말이 10집이지 저에게는 엄청난 과제였죠. 기대하는 것 없고요. 설렘 20% 두려움 80%입니다. 음반을 발표하면 할수록 두려움이 커져요. 또 비슷한 연차의 가수들끼리 ‘설 무대도 없고, 활동 범위를 넓히려면 열심히 방송에 출연할 수밖에 없다’라는 말을 자주해요. 단, 밴드와 합주 공연을 했을 때의 느낌을 잊을 수 없어요. 공연을 보러 오면 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예전보다 음악 활동을 더 자유롭게 하려고요.”

김현철의 정규 10집 선공개 미니앨범 '‘10th – preview(프리뷰)’는 오늘(23일) 저녁 6시 발매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