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를 만나다①] 황지영 PD “‘나혼자산다’ 초심 잃었다? 트렌드 변한 것” (인터뷰)

입력 2019-07-03 13: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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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를 만나다①] 황지영 PD “‘나혼자산다’ 초심 잃었다? 트렌드 변한 것”

MBC ‘나 혼자 산다’는 자타공인 예능 최강자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이름 중 하나다. 이 프로그램은 1인 가구 증가세라는 흐름에 맞춰 첫 등장한 이래 이제 캐릭터 쇼로 진화해 금요일 밤을 책임지고 있다.

그렇게 ‘나 혼자 산다’가 쌓아온 시간이 무려 6년이다. 그리고 지난주 방송을 기점으로 이 프로그램은 300회라는 경사를 맞았다. 이런 모든 위업과 영광을 쌓아올린 데에는 방송에서 활약 중인 무지개 회원들 외에도 황지영 PD를 비롯한 제작진의 보이지 않는 헌신이 있었다.

“요즘은 예능 프로그램이 정말 많기도 하고 오래 가는 것도 쉽지 않아서 6주년을 맞는 게 정말 감사하고 소중해요. 중간에 파업기간도 있고 해서 체감상으로는 더 오래 된 느낌이지만 요즘 추세에 이렇게 장수하는 프로그램이 많이 않아서 더 뜻 깊어요.”


‘나 혼자 산다’ 연출을 맡은 황지영 PD는 이 프로그램의 체질을 바꾼 인물로 평가 받는다. 혼자 사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그들 하나하나에 캐릭터를 부여하고 이들의 친밀도를 높였다. 이런 체질 개선(?)에 시청자들이 호응하면서 ‘나 혼자 산다’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예능 프로그램 순위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왜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것 같냐고요? 그런 생각은 해본 적 없지만 제작자 입장에선 변주를 굉장히 다양하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것 같아요. ‘무한도전’이 매회 다른 특집으로 새로운 프로그램 같은 느낌을 줬다면 우리는 매번 다른 출연자가 등장하고 새로운 에피소드가 나오니까 스튜디오에서 영상을 보는 멤버들의 현실 웃음이 시청자들에게 전달되는 것 아닐까요.”


황지영 PD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나 혼자 산다’ 체질 개선 과정 속 신의 한 수는 ‘무지개 라이브’와 스튜디오 토크의 신설이었다. 일회성 이벤트로 여겼던 무지개 라이브는 이제 새 회원을 발굴할 수 있는 창구가 됐고 스튜디오 토크는 기존 무지개 회원들의 케미스트리를 발전시키는 장이 됐다.

“무지개 라이브와 정기 모임은 제가 맡기 이전에도 했던 것들이에요. 하지만 이제 매주 하게 되면서 기존 멤버들이 관찰자가 되어 중요하고 재밌는 장면들을 한 번씩 짚고 넘어가는 구조로 바뀌었죠. 제작하는 입장에선 이 스튜디오 녹화를 위해 미리 촬영도 마쳐야 하고 편집도 해놔야 해서 힘든 부분이 있죠. 그래도 멤버들이 서로 진짜 친해지기를 가장 원했기 때문에 감내할 수 있었어요.”

황지영 PD가 ‘나 혼자 산다’를 맡으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이슈화였다. 어떤 방식으로든 사람들의 관심을 ‘나 혼자 산다’에 집중시키는 것이었다. 이 고민에서 다니엘 헤니, 김연경, 김충재 등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출연하는 ‘무지개 라이브’의 지금 형태가 완성됐다.

“배우나 방송인이 아니어도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길 원하고 한 분야에서 성공하신 분들의 일상이 어떤지가 제일 궁금해요. 매번 연예인이나 배우들의 일상만 본다면 시청자 입장에선 괴리감을 크게 느끼실 것 같았어요. 그래서 가장 일반인 혹은 지금 청년 세대의 일상과 가까운 기안 84나 충재 씨 섭외를 하게 된거죠.”


비록 ‘나 혼자 산다’의 시작은 관찰 예능이었지만 지금은 캐릭터 쇼인 동시에 사람에 대한 애정이 가득 묻어난 프로그램으로 변모했다. 진화 혹은 변화, 무엇으로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 이들의 지향점이 긍정적인 것만은 분명하다.

“어떤 분들은 예전보다 혼자 사는 모습보다 함께 하는 모습이 많아 초심을 잃었다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6년 전 ‘나 혼자 산다’가 처음 시작할 때와 지금 1인 가구의 모습이 달라진 만큼 저희 역시 달라진 거라고 봐요. 비록 혼자 살지만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 여러 모임에 나가고 친구들과 약속을 잡는 것처럼 인생을 대하는 트렌드 역시 변한 거라고 생각해요.”



누누이 언급하듯 ‘나 혼자 산다’는 6년 동안 꾸준히 성장해 왔다. 그만큼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또 다른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황지영 PD의 어깨는 자연스레 무거워진다.

“앞으로도 지금의 틀을 크게 바꿀 생각은 없어요. 대신 그 안에서 신선함을 줄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해 보려고 해요. ‘나 혼자 산다’를 보면서 시청자들이 어느 날에는 편안하게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으면 좋겠고 다른 날엔 멤버들이 시끌벅적하게 노는 걸 보면서 크게 웃으시기도 했으면 좋겠어요.”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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