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북마크] ‘달리는 조사관’ 첫방 美쳤다, 속터지는 드라마NO 울화통 박살

입력 2019-09-19 08: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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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조사관’ 첫방 美쳤다, 속터지는 드라마NO 울화통 박살

OCN 수목 오리지널 ‘달리는 조사관’(극본 백정철 연출 김용수)이 공감의 차원이 다른 휴머니즘 조사극의 탄생을 알렸다.

‘달리는 조사관’이 지난 18일, 뜨거운 호평 속에 첫 방송됐다. 제대로 조명된 적 없었던 ‘인권’을 전면에 내세운 ‘달리는 조사관’은 첫 방송부터 피부에 와닿는 현실적인 에피소드로 시청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친근하고 유쾌한 인권증진위원회 조사원들의 면면과 권력에 굴하지 않고 유력 대권 후보의 성추행 사건을 해결한 한윤서(이요원 분)의 사이다 활약도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서로 다른 성격과 조사방식을 가진 한윤서와 배홍태(최귀화 분)의 흥미로운 첫 만남은 물론, 진실 공방이 첨예하게 오가는 성추행 사건의 진실을 찾기 위한 조사관들의 고군분투가 ‘사람 공감 통쾌극’의 서막을 열었다.

이날 인권증진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시작부터 통쾌한 한 방을 날렸다.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최종복(조선묵 분) 시장의 비서 성추행 사건을 조사한 한윤서는 전원위원회에서 결정적 증거가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후환이 두려워 진실을 밝히기 꺼린 운전기사를 찾아가 진심을 보여준 한윤서의 진정성 있는 태도가 일궈낸 성과였다. 끝까지 음모론를 주장하며 오리발을 내밀던 최종복은 진실 앞에서도 적반하장으로 나왔지만, 결국 사퇴할 수밖에 없었다. 이 사건으로 전 국민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인권위에 ‘인권’과는 거리가 먼 검사 배홍태가 등장했다. 범죄자를 잡기 위해 물불 안 가리는 남다른 정의감의 소유자이자, 모든 범죄자를 유죄추정의 법칙에 따라 대하는 배홍태는 비인권 검사로 낙인찍혀 인권위로 강제 파견된 것. 인권위와 비인권 검사의 첫 만남은 배홍태를 성추행 사건 피진정인으로 오해한 한윤서의 착각으로 시작부터 웃음을 자아냈다.

첫 출근 신고식을 치른 배홍태는 노조 소속 소지혜(황재희 분)가 간부 이은율(임일규 분)의 성추행을 고발한 진정사건에 합류하게 됐다. 회사 동료 강윤오(권해성 분)의 장례식 당일 벌어졌다는 사건에 대해 강제 추행이라는 ‘진정인’ 소지혜와 이를 반박하는 피진정인 이은율의 입장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목격자와 물증이 없으면 진술에 의존해야 하는 성추행 사건. 가해자 취급한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은율과 2차 가해를 받았다는 소지혜의 SNS 폭로까지 더해지며 사건은 일파만파 커졌다. 노조와 임금협상 중인 사측은 성추행 사건을 빌미로 노조를 비난하는 상황이었기에 조사과장 김현석(장현성 분)의 친형이 간부라는 이유로 외압설까지 휘말렸다.

한윤서와 배홍태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노조 조합원들을 직접 만나 진실 규명에 나섰다. 소지혜와 이은율에 대한 조합원들의 평가도 엇갈렸다.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과 정황이 있다면 성추행이 인정되는 게 판례라는 배홍태와 달리 악용된 사례도 있어 한윤서는 판단을 끝까지 보류하며 신중하게 조사에 임했다. 경찰이 아닌 인권위를 먼저 찾아온 소지혜의 행동,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언론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등 석연치 않은 부분도 분명히 존재했다. 진정의 다른 목적이 있다고 의심했지만, 진정과 무관한 사안을 밝혀낼 권한은 조사관들에게 없었다. 결국, 증거가 없기에 해당 사건을 기각하려는 순간 소지혜가 증거를 가지고 사무실로 찾아왔다. 앞서 소지혜와 이은율의 은밀한 만남이 포착됐던바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지, 조사관들의 본격적인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다루지 않았던 ‘인권’을 소재로 한 ‘달리는 조사관’은 첫 회부터 차별화된 재미를 만들었다. 국가인권위원회를 모티브로 한 인권증진위원회라는 가상의 조직을 내세웠지만, 그 안은 현실감 있는 이야기들로 꽉 채웠다. 어렵게만 느껴지던 인권을 우리의 삶과 생활의 이야기로 끌어와 공감을 자아냈다. 모두가 공감하고 함께 몰입할 수 있는 ‘휴머니즘 조사극’이라는 새로운 드라마의 탄생을 반기는 호평도 쏟아졌다.

배우들의 존재감은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이요원은 철저히 팩트만을 가지고 조사하는 원칙주의 한윤서를 날카롭게 그려냈고, 행동파 조사관 배홍태로 분한 최귀화는 독보적 존재감으로 역대급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능청스럽게 웃음을 유발하며 극을 조율한 장현성, 노련한 카리스마를 선보인 오미희, 풋풋한 에너지로 활력을 불어넣는 김주영, 이주우까지 현실밀착형 캐릭터들은 리얼리티와 재미를 더했다.

무엇보다 김용수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은 완성도와 몰입도를 높였다. 다소 무거워 질수 있는 에피소드에 현실감을 가미해 공감대를 확장하고, 조금은 낯선 인권증진위원회를 유쾌한 터치로 재치 있게 담아냈다. 날이면 날마다 찾아오는 진정남(오재균 분), 진정녀(박보경 분)의 모습부터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인권위 조사관들의 고민을 섬세하고 따뜻하게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 진정인과 피진정인의 진술 공방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담아내 시청자에게도 생각의 여지를 돌리는 대목 역시 ‘달리는 조사관’을 더욱 특별하게 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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