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최진희가 ‘밥은 먹고 다니냐’에 출연해 슬픈 과거사를 속시원히 털어놨다.

27일 방송된 SBS 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에서는 최진희가 방문해 자신의 인생사를 밝혔다.

“한동안 보이지 않았다”는 김수미의 말에 최진희는 “엄마가 돌아가신 후 엄마의 인생을 생각해보니 너무 안타까웠다. 그걸 생각하며 너무 많이 울었더니 나중에는 말을 하는데 소리가 안 나오더라. 말을 못했다”라고 말했다.
최진희는 그의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고생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내가 부유하게 태어났다. 유모도 있고 집에 방도 여러 개 있었다. 그러다 내가 세 살이 될 때 아버지가 사기를 당해 집이 망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 엄마가 고생을 많이 하셨다. 시장에 가서 누군가 버린 어묵까지 가져와야 할 정도로 집안 형편이 어려웠다. 가족이 흩어지지 않고 사는 게 다행일 정도였다”라며 “아버지는 평생 아프셨고 어머니가 늘 병간호를 하셨다. 그러던 중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이후 기운이 없던 어머니가 1년 뒤에 돌아가셨다”라고 덧붙였다.

최진희는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니 평생 남편과 6명의 자식을 뒷바라지한 엄마의 인생이 참 안타까웠다. 너무 불쌍했다. 그래서 내가 참 많이 울고 잠을 못 잤다. 너무 많이 울어서 나중에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 때 내가 51세였는데 성대가 떨리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진희는 구안와사도 찾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한 달 정도는 집에서 나오지를 못했다. 얼굴이 완전히 돌아가서. 나중에는 신종플루에 패혈증도 왔었다. 그때는 14시간 동안 전혀 의식이 없었다. 죽을 고비도 있었던 거다”라고 덧붙였다.

최진희는 자신이 살린 것은 남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 날 남편에게 바닷가에 데려달라고 했다. 실컷 울고 싶었다. 노래하는 사람이 목소리가 안 나오는데 인생이 끝났다고 했다”라며 “엄마 산소에 가서 ‘나 조금 있으면 가니까 기다리라’고 할 정도로 살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이모가 ‘네가 이러는 걸 엄마가 좋아하겠냐’고 했고 그 때부터 마음을 다잡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후 산을 다녔다. 2년 정도 지나니까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제일 힘들었던 건 남편이었을 거다. 맨날 우니까 저를 데리고 교회도 가고 산에도 데려가고 건강식도 사오더라. 그때 남편이 담배를 끊었다”라고 말했다.

결국 최진희는 가수로 복귀를 했다. 2014년 30주년 콘서트를 하며 복귀 신고를 한 최진희는 “그 때 이후로 많이 좋아졌다. 요즘은 정말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