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의 꽃’ 유정희 작가가 인터뷰를 통해 집필 의도를 비롯한 비하인드 이야기를 전했다.
tvN 수목드라마 ‘악의 꽃’은 사랑마저 연기한 남자 백희성(도현수)과 그의 실체를 의심하기 시작한 아내 차지원, 외면하고 싶은 진실 앞에 마주 선 두 사람의 고밀도 감성 추적극이다.
방송 전부터 ‘14년간 사랑한 남편이 연쇄살인마로 의심된다면?’이라는 파격적인 화두로 화제를 모았던 바, 유정희 작가는 이러한 독특한 소재를 집필하게 된 계기에 대해 “여러 가지 콘셉트로 구상을 하던 중 ‘지고지순한 기만’을 하는 남편과 ‘천진하게 사랑만 하면 되는’ 아내라는 아이러니 상태에 놓인 부부를 떠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만약 죽는 순간까지 거짓말을 들키기 않기 위해 상대에게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면 그 삶을 거짓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도 재밌었다. 그리고 이야기를 좀 더 강렬하게 전달하기 위해 형사와 연쇄살인마라는 스릴러판 위에 세우게 됐다”고 유니크한 서스펜스 멜로의 탄생 비화를 전했다.
‘악의 꽃’이라는 제목을 두고는 “극중 ‘도현수(이준기 분)’라는 인물을 만들던 중 샤를 보들레르의 시집 ‘악의 꽃’이 떠올랐다. 당연히 대립하고 구분되어야 하는 가치들이 경계의 모호함으로 뒤섞이며 혼란과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는 점이 닮아있었기 때문”이라며 “처음 봤을 때 ‘처절한 삶에 대한 아름다움’을 이미지로 느껴줬으면 했다”고 답했다.
덧붙여 제목이 가진 의미에 대해서는 “‘악의로 뒤덮인 곳에서도 꽃은 피어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악의 꽃’은 검정으로도 흰색으로도 빨강으로도 정의할 수 없는 도현수의 이미지이자, 동시에 자신의 굳건한 경계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차지원(문채원 분)의 이미지다”라고 전했다.
이는 ‘연쇄살인마의 아들’이란 이유로 낙인찍혀 마땅했고, 그래서 악의로 뒤덮인 환경에서 자랐던 도현수의 삶을 대변한다. 그런 그가 순수하면서도 단단한 심지를 가진 차지원을 만나 결국 어떤 꽃을 피울지 다시 한 번 흥미진진한 기대감을 솟구치게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정희 작가는 최근 열띤 반응을 보내주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수많은 사람들의 재능과 열정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한 우리 드라마의 진정성을 팬 분들이 알아주시고 느껴주시는 것 같아 깊은 감사를 드린다”는 진심어린 메시지를 보내 훈훈함을 더했다.
이어 “이후 주인공들의 삶을 상상해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주인공들이 지금쯤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문득 이런 생각들이 떠오르는 드라마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해 ‘악의 꽃’ 속 살아 숨 쉬는 도현수, 차지원, 도해수(장희진 분), 김무진(서현우 분)이 그려낼 다음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지고 있다.
사진=tvN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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