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이슈] 이효리 인스타그램 중단 “신경 쓰이고, 소통 쉽지 않아” (종합)
가수 이효리가 인스타그램 중단을 선언했다. 팬들과의 소통 창구로 활용해 온 인스타그램에 여러 차례 그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 연출된 탓일까.
이효리는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다름 아니라 앞으로 3일쯤 기한을 두고 이제 인스타그램을 그만하려고 한다. 최근에 있었던 일때문은 아니고 (물론 아주 영향이 없진 않지만) 활동이 많이 없어 늘 소식 목말라하는 팬들과 소통하고자 했던 공간인데 이거 은근히 신경도 많이 쓰이고 쉽지 않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어 "우리 팬들과는 다른 방식의 소통 생각해보겠다. 그동안 늘 부족한 나를 보러 와 주시고 응원해주시고 예뻐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물론 쓴소리 해주신 분들도 고맙다. 여러 가지 힘든상황 속에 굳건히 자기의 자리 지켜나가시길 바란다. 사랑한다"고 전했다.
이 글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중단 결정에 ‘아주 영향이 없진 않았다는’ 최근의 일들이다. 제주도에서의 평온한 일상을 보내던 이효리가 최근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면서 결코 의도하지 않은 구설수에 휘말렸고 이 구설수의 진원지가 인스타그램이었던 것.
가장 최근의 일을 짚자면 역시 MBC ‘놀면 뭐하니?’ 환불 원정대 편에서 부캐릭터 이름을 정하는 과정 속 발생한 해프닝이다. 당시 이효리는 중국 진출을 위해 마오라는 이름을 쓰면 어떠냐고 제안했다. 이후 중국 누리꾼들이 멋대로 ‘마오쩌둥’을 의도하고 희화화 한 것이 아니냐며 이효리의 인스타그램으로 몰려갔다.
중국 누리꾼들은 “감히 마오를 입에 올리느냐”, “그럼 당신도 나를 세종대왕이라고 부르라”는 댓글부터 이효리를 향한 저주에 가까운 댓글을 쏟아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중국어로 이효리를 향한 저주는 집요하게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누리꾼들 역시 이효리를 돕겠다며 시진핑 주석의 얼굴을 희화화한 사진이나 중국인들이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워 하는 천안문 사태 당시의 사진들을 ‘이효리’ 태그에 걸어 게시하고 있다. 즉, 중국 누리꾼들이 이효리를 검색하면 해당 사진들이 뜨게 만들어 이들을 곤란하게 만들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이런 인스타그램 내 사이버 대첩은 이효리에게 더욱 막심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소속사에서 운영하는 공식 인스타그램도 아닌 이효리의 개인 인스타그램이다. 개인의 일상이 담겨야 할 인스타그램은 마치 중공군과 국군의 고지전을 방불케 하는 아수라장이 됐다. 당연히 이효리가 그러라고 개설한 인스타그램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이효리는 지난 7월 1일 소녀시대 윤아와 함께 노래방에 간 모습은 인스타그램 라이브로 공개했다. 당시에도 코로나 19의 위협이 있었던 만큼 이들의 인스타그램 라이브는 대중의 질타를 받았다. 다른 한편에서는 모든 개인 조치를 취하고 노래방에 간 모습을 공개한 만큼 무슨 문제가 되느냐며 다시 한 번 갑론을박을 벌였다.
이처럼 이효리는 대중과 소통하기 위한 목적으로 인스타그램을 개설했지만 정작 따라오는 결과는 그를 옹호하는 세력과 못마땅하게 보는 이들의 다툼만 이어지고 있다. 아마 이효리도 어느새 싸움의 씨앗이 되어버린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보고 있노라면 오랫동안 요가로 유지해 온 심신의 평화도 위협받지 않았을까.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 이효리 글 전문 |
여러분들 안녕하세요. 다름아니라 앞으로 3일쯤 기한을두고 이제 인스타그램을 그만하려고 합니다. 최근에 있었던 일때문은 아니구요..(물론 아주 영향이 없진 않지만) 활동이 많이 없어 늘 소식 목말라하는 팬들과 소통하고자 했던 공간인데 이거 은근히 신경도 많이 쓰이고 쉽지 않네요. 우리 팬들과는 다른 방식의 소통 생각해볼게요. 그동안 늘 부족한 저를 보러와주시고 응원해주시고 예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물론 쓴소리 해주신 분들도 고맙습니다. 여러가지 힘든상황 속에 굳건히 자기의 자리 지켜나가시길 바랍니다 사랑해요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