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다가왔다. 영화계에서 추석은 성수기 중 하나여서 각 배급사들의 텐트폴 영화들이 줄지어 개봉을 했었다. 그런데 올해는 좀 달라졌다. 코로나19로 인해 크고 화려한 블록버스터 급 영화들은 개봉을 미뤘기 때문이다. 투자비가 많으니 수지타산적으로 이 시기에 선뜻 개봉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극장가에 영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규모가 작을지 몰라도 가족들과 함께 보기에 따뜻하고 감동적인, 또 색다른 시도가 엿보이는 영화가 눈길을 끌고 있다.
● ‘담보’‧‘오! 문희’‧‘남매의 여름밤’ 가족들과 보기 딱 좋네
29일 개봉한 ‘담보’는 인정사정없는 사채업자 ‘두석’(성동일 분)과 그의 후배 ‘종배’(김희원 분)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살 ‘승이’(박소이 분)를 담보로 키우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빚을 받으러 갔던 사채업자가 9살 ‘승이’를 어른(하지원 분)이 될 때까지 아낌없이 보살피며 피가 섞이지 않은 또 다른 ‘가족’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성동일과 김희원, 그리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활약한 천재 아역 배우 박소이, 그리고 하지원 등이 출연해 깊은 인상을 남길 예정이다.
나문희와 이희준이 활약한 ‘오! 문희’를 빼놓을 수 없다. ‘오! 문희’는 뺑소니 사고의 유일한 목격자 엄니 ‘오문희’와 물불 안 가리는 아들 ‘두원’이 범인을 잡기 위해 펼치는 좌충우돌 농촌 수사극이다. 농촌을 배경으로 인간미가 폴폴 나는 캐릭터들의 활약상이 돋보인다. 특히 나문희는 이 영화를 위해 트랙터 등을 몰며 쉽지 않은 도전을 했다. 시트콤부터 드라마, 영화까지 여러 곳에서 활약하는 나문희의 농촌 액션극을 보고 싶다면 ‘오! 문희’를 선택해도 좋다. 현재 극장과 VOD 서비스로 동시 상영 중이다.
올해 영화계에서 가장 큰 수확 중에 하나인 ‘남매의 여름밤’은 과거 ‘대가족’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는 영화다. 이 영화는 여름 방학 동안 아빠와 함께 할아버지 집에서 지내게 된 남매 옥주와 동주가 겪는 가족의 이야기로 북미의 대표적인 아시아 영화 축제인 제19회 뉴욕아시안영화제에서 최우수 장편 영화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무주산골영화제 등 국내 영화제 수상과 극찬을 이끌어냈다.
● ‘국제수사’‧‘디바’‧‘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다양한 장르를 보고 싶다면
배우 신민아의 스크린 컴백작으로 화제가 된 영화 ‘디바’는 한국 영화 최초로 ‘다이빙’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탄생한 스릴러다. 다이빙계의 퀸 ‘이영’이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 후, 잠재되었던 욕망과 광기가 깨어나며 일어나는 미스터리 스릴러 ‘디바’는 참신한 소재로 휘몰아치는 이야기로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사랑스러움’의 대명사 신민아가 완벽하게 연기 변신을 시도해 눈길을 끌고 있는 작품이다.
코로나19로 외출을 하지 못해 답답한 사람들에게는 ‘국제수사’를 추천한다. ‘국제수사’는 난생처음 떠난 해외여행에서 글로벌 범죄에 휘말린 촌구석 형사의 현지 수사극으로 배우 곽도원이 형사 ‘병수’ 역을 맡으며 인생 첫 코미디에 도전한다. 이 외에도 김상호, 김희원, 김대명 등이 출연한다. ‘국제수사’는 80% 필리핀 현지 촬영을 진행해 이국적인 풍광과 아름다운 자연,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추석 바캉스를 원하는 자들은 ‘국제수사’를 선택하시길.
정말 색다른 영화를 보고 싶다면, 자신이 일명 ‘B급 갬성’과 잘 맞다면 ‘죽지않는 인간들’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은 죽지 않는 언브레이커블을 죽이기 위한 이야기를 그린 코믹 스릴러다. 코믹과 스릴러 장르를 주축으로 SF, 호러, 액션, 그리고 B급 감성까지 가미된 이 영화는 ‘시실리 2km’, ‘차우’, ‘점쟁이들’의 신정원 감독의 작품이다. 독창적인 색이 드러난다. 이정현, 서영희, 이미도, 김성오, 양동근이 출연한다.
● 여기 공연장 아니죠? 방탄소년단‧김호중, 가수들의 스크린 점령
올해 추석에는 가수들의 모습이 담긴 영화도 눈길을 끈다. 우선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김호중의 ‘그대 고맙소 : 김호중 생애 첫 팬미팅 무비’가 추석 연휴 흥행작으로 꼽힐 예정이다. 사전 판매량 4만장을 돌파한 ‘그대, 고맙소 : 김호중 생애 첫 팬미팅 무비’는 8월에 열린 김호중의 생애 첫 팬미팅 '우리家 처음으로'의 현장은 물론, 비하인드 스토리, 미공개 무대 2곡까지 선보인다. ‘미스터트롯’ 등으로 김호중의 팬이 되신 부모님에게 추석 선물로는 가장 좋지 않을까. 29일부터 전국 52개 스크린X 상영관은 물론 2D 일반상영관을 포함해 다양한 포맷으로 상영될 예정이다.
최근 빌보드 핫백(Hot 100) 1위를 차지해 세계적으로 놀라움을 주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 더 무비’ 역시 오프라인 공연을 보지 못했던 팬들에게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다.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는 한국 가수 최초 웸블리 스타디움 단독 공연부터 빌보드 월간 박스스코어 1위까지, 뜨거웠던 스타디움의 대장정 속,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무대 뒤 인간적 면모와 진솔한 이야기를 그린 감성 다큐멘터리다. 큰 화면에서 멤버들의 삶을 함께 할 수 있어 팬들에겐 더 좋은 선물이 없을 듯 하다. 전국 CGV에서 절찬 상영 중.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