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닷 사과 “‘빚투’ 허위사실 입장 표명, 섣부른 행동…후회 된다”

마이크로닷 사과 “‘빚투’ 허위사실 입장 표명, 섣부른 행동…후회 된다”

가수 마이크로닷이 힘들었던 학창시절과 ‘빚투’ 폭로 직후를 회상했다.

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제서야 조심스레 말을 꺼내봅니다(부모님의 빚투 사건과정)’ 영상을 공개한 마이크로닷. 그는 힘들었던 뉴질랜드 생활을 회상하며 자신에 대한 루머들을 해명했다.

마이크로닷은 “‘호위호식하면서 사립학교를 다녔다’는 말이 있었는데 나는 사립학교를 다닌 적 없다. 유치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평범한 학교를 다녔고 대학교는 내가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다녔다”며 “14살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2개 이하로 해 본 적이 없다. 항상 두 세 개를 해왔다. 내가 직접 벌어야 하는 환경이었고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부모님의 뒷모습만 보면서 자란 게 사실”이라며 “부모님도 밤낮 없이 일했고 일자리에 따라간 적도 있다. 온 가족이 각자 일하면서 간신히 지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로닷과 그의 형 산체스의 부모는 20여 년 전 충북 제천에서 친척과 이웃, 친구 등 지인 10여명으로부터 수억 원을 빌린 뒤 갚지 않고 잠적해 해외로 도주했다. 당시 제천 지역 주민들은 마이크로닷 부모를 상대로 사기·배임 등 혐의로 고소했지만 이들이 뉴질랜드로 도피하면서 해당 사건은 이듬해 ‘피의자 소재 불명’을 이유로 기소 중지됐다.

마이크로닷 부모는 인터폴 적색수배에도 귀국하지 않다가 국내 변호인을 내세워 고소인 일부와 합의 후 지난해 4월 자진 귀국했고 바로 체포됐다. 지난해 10월 충북 청주지법 제천지원 형사단독(하성우 판사)은 마이크로닷 부친 신 씨에게 징역 3년을, 모친 김 씨에게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항소심에서도 원심 판결이 유지됐다.

마이크로닷은 당초 부모의 사기 관련 폭로 글이 온라인에 확산되자 “허위 사실”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후 뒤늦은 사과를 전하고 활동을 중단했다가 자숙 끝에 지난달 25일 새 앨범을 발표했다.

마이크로닷은 부모의 사기 폭로 직후 잘못된 입장 표명에 대해 “‘빚투’가 사실인지 아닌지도 몰랐다. 어린 나이에 아무 것도 모르고 섣불리 행동했다. 내가 자라온 (힘든) 환경이 있었고 가족을 더 믿고 싶었다. 후회된다.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다”고 사과했다.

그는 “부모님 문제고 내가 잘못한 건 없지만 아들로서 책임지고 싶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이미 나는 실수로 첫 단추를 잘못 꿰맨 상황이었다. 그래서 오랜 기간 조용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상황 파악이 된 후에 확실히 알게 된 것은 부모님이 잘못했다는 것이었다. 너무 죄송했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