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이로 지낸 5개월, 감정적으로 힘들었다”
“환이, 새로운 사랑 만났을 것”
“임수향-하석진 애정신, 묘한 박탈감 들어”
[DA:인터뷰] ‘내가예’ 지수 “임수향과 격정 멜로 기대…쌍방로맨스로 다시 만나길”“환이, 새로운 사랑 만났을 것”
“임수향-하석진 애정신, 묘한 박탈감 들어”
“많이 성장한 기분도 들고, 무엇보다 힘든 산을 넘은 후련한 마음이 가장 컸어요”
배우 지수가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서환을 떠나보낸 소감을 전했다.
지수는 21일 서울시 강남구 한 카페에서 MBC 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중 서환을 연기한 지수는 오예지(임수향 분)를 향한 애절한 짝사랑으로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예지의 행복만을 바라며 8년간 이어간 순애보를 섬세하게 그려낸 지수. 그는 ‘지수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환이를 떠나보냈다.
환이의 사랑이 깊은 만큼 여운도 깊었다. 지수는 “감정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 환이 연기를 한 사람으로서 행복할 순 없었다. 그래서 환이를 털어 보내야 하는 시간이 오고서 후련한 마음이 컸다. 환이는 마지막 장면에서 떠나보냈다. 공항이 보이는 장면이 드라마의 마지막 촬영이었다. 나는 이미 그때 환이를 털어내는 중이었다”고 돌아봤다.
환이는 오랜 짝사랑에도 결국 예지와 이어지지 않아 시청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5개월간 환이로 지낸 지수에게도 짙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한편으로 환이의 선택이 이해가 간다고.
지수는 “환이로서 생각했을 때 아쉽지만, 환이도 어느 정도는 받아드릴 거라고 생각한다. 예지한테 ‘사랑해’라는 말을 들었다. 환이가 오랜 시간동안 예지를 순애보로 사랑했던 이유 중 하나는 못 가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랑을 해봤다면 미련이 없었을 거다. 한 번도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에 애절하게 되고 끌린 게 아닐까 싶다. 어차피 여러 여건상 이뤄지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거면 사랑한다는 마음 확인 한 번이면 어떤 스킨십보다 해소가 되는 말 아니었을까”라고 환이를 대변했다.
예지를 위해 이별을 택한 서환. 환이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지수는 “환이가 발리로 가서 호텔 사업을 맡기로 했으니 거기서 새로운 사랑을 만나지 않았을까. 그 사람과 사랑을 시작해도 첫사랑을 잊지 못해 한국으로 돌아가 예지를 먼발치서 한 번 보지 않을까 싶다”고 상상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의 원제는 ‘형수’다. 수정 전 대본에는 환이와 예지의 키스신이 담겨 있었다. 이에 지수는 환이와 예지의 격정적인 사랑을 기대하기도 했다.
그는 “‘형수’라는 제목이 듣기만 해도 강렬하다. ‘위험한 표현을 택했다면 어땠을까’ 궁금하긴 했다. 격정적인 멜로를 원해서 이 작품을 한 건 아지만 궁금증과 기대감이 있었다”면서도 “원래 열린 결말을 좋아해서 결말은 만족하는 편이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결말을 이이야기로 내기란 어렵다. 모두 만족할 수 없다면 각자에 맞는 결말이 나은 판단 같기도 하다”고 봤다.
환이의 사랑은 조심스럽고 느렸다. 덕분에 자극적인 소재는 로맨스로 순화됐다. 마지막 하룻밤을 보내게 된 환과 예지는 손끝으로나마 마음을 확인했다. 지수는 “대본에는 ‘손이 닿을 듯 말 듯 뻗는다’고 써있었다. 근데 그냥 잡아버렸다. 감독님께서도 두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손잡는 거 밖에 없으니 손으로 사랑을 나눠보자 하셨다. 닿는 건 손뿐이지만 마음은 손끝으로 통했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그러면서 “영화 ‘아바타’가 생각난다. 아바타끼리 촉수로 연결되듯이 (손이 연결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형수’ 임수향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지수는 “수향이 누나가 같이 연기 하는 거 자체가 도와주는 거다. 워낙 잘하니까. 눈만 봐도 몰입이 되고 예지로 보였다. 임수향은 예지와 다르다. 그래서 대단한 연기자다”며 “평소에는 장난도 많은 분이 예지로 변하고 나도 그걸 예지로 받아들였다. 예지와 누나 사이에 이질감은 없었다”고 극찬했다.
형 서진과 예지의 애정 신이 있을 때면 묘한 감정이 들기도 했다고. 지수는 “두 사람에게 질투는 안 들었다”면서도 “묘한 박탈감은 들었다. 환이에 너무 이입을 했다. 스케줄 표를 보다가 예지와 진이 신혼생활을 한다는 걸 보면 마음이 ‘아 둘이 알콩달콩 하겠구나. 나는 대본이나 보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며 웃어보였다.
임수향과의 로맨스 욕심도 은근히 내비췄다. 지수는 “이제는 멜로를 하게 된다면 좀 쌍방이고 싶다. 임수향과 멜로 합을 맞춘다면 감사할 거다. 수향이 누나에게 다음 작품을 하게 되면 나도 추천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내가예’는 배우 지수에게 성장의 발판이 됐다. 끝으로 지수는 “5개월 동안 촬영경험을 통해 성장한 게 많은 거 같다. 다음번엔 더 잘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든다”며 “진부하겠지만 ‘연기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게 본질적으로 배우들이 바라는 게 아닐까. ‘저 배우 참 잘하더라’ 하는 배우가 목표다”라고 목표를 다졌다.
사진|키이스트 제공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