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정수정 “가수 크리스탈=배우 정수정, 열정과 노력 다르지 않아요”

입력 2020-11-18 18: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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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에이치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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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정수정 “가수 크리스탈=배우 정수정, 열정과 노력 다르지 않아요”

에프엑스 출신 크리스탈이 배우 정수정으로 스크린 데뷔에 나섰다. 그가 선택한 작품은 독립영화 ‘애비규환’이다. 평소 독립영화에 관심이 많았던 정수정은 특히 제작사 아토ATO 작품을 좋아하기도 했고 자신이 맡은 ‘토일’이가 매력적이라 영화배우로서 첫 발걸음을 애비규환’으로 내딛었다.

‘애비규환’은 똑 부러진 5개월 차 임산부 ‘토일’이 15년 전 연락 끊긴 친아빠와 집 나간 예비 아빠를 찾아 나서는 설상가상 첩첩산중 코믹 드라마로 정수정은 ‘내가 왜 이렇게 생겨먹었는지 알아야겠다’고 무작정 친아빠를 찾아 대구로 내려간 ‘토일’ 역을 맡았다.

강단이 있고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강한 ‘토일’의 매력에 끌려서 역할을 맡게 됐다는 정수정은 “당차지만 뻔하지 않은 성장통이 있는 토일을 보며 나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는 생각이 들더라. 나의 결정에 대한 확신, 또 그 결정을 통한 배움을 얻는 모습이 나와 비슷하다. 하지만 나는 임신 사실을 5개월 동안 숨기진 못할 것 같다. 5개월이 지나서야 부모님께 ‘나 임신했다’라고 말하는 극단적인 모습은 없다”라고 말했다.

임산부 연기를 펼쳐야 했기 때문에 배 안에 보형물을 넣고 촬영을 해야 했고 다이어트도 잠시 중단해야 했다. 그는 “‘살 찌워야 한다’는 감독님의 말에 그날부터 편하게 먹고 운동도 안 했다. 운동을 좋아하긴 하지만 막상 안 하니까 되게 편하더라”며 “그런데 그 다음 작품을 3주 만에 들어가야 해서 급하게 체중을 줄이느라 고생을 좀 했다”라고 말했다.

“임산부 자세와 걸음걸이 등은 미리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 임신 경험이 있는 언니들에게도 물어보기도 했는데 배에 보형물을 넣으니까 저절로 임산부의 자세가 나오더라고요. 앉았다 일어날 때도 배를 잡고 일어나게 되더라고요. 보형물은 어느 정도 무게가 있어서 실제 촬영하면서 허리가 아프기도 했어요. 촬영하면서 임산부들의 위대함을 느꼈어요.”

극 중에서 ‘토일’은 일단 저지르고 “내가 알아서 할거야!”라고 통보하는 딸이다. 정수정은 시나리오를 보며 당차서 좋긴 한데 이해가 안 갈 때도 많았다고. 그럴 때 해결책은 연출자인 최하나 감독을 만나는 것이었다. 일주일에 4~5번을 만나기도 했다. 어느 날은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장면이 있었고 여느 때와 같이 최 감독을 만났다. 그런 최 감독은 정수정에게 ‘돈가스’를 생각하라고 말했다고.

“개인에게 일어날 수 있는 큰 사건을 ‘토일’을 보면 마치 아무렇지도 않게 반응하잖아요. 마치 ‘나 오늘 돈가스 먹었다’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것처럼요. ‘토일’은 그런 아이라고 하며 촬영 때마다 제가 이해를 못하거나 적절치 않은 톤으로 연기를 하면 감독님이 ‘돈가스!’라고 외치셨어요. 좀 뜬금없기도 했지만 그게 효과가 있었어요.”
사진제공=에이치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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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그룹 에프엑스로 오랫동안 활동해왔기에 카메라 앞에 서는 것에 대해서는 부담감은 없었다고. 단지 카메라를 잡아먹을 것 같이 쳐다봐야하고 화려하고 각이 맞춰진 가수 생활을 오래해서 카메라를 보지 않은 게 덜 익숙하다. 정수정는 “쳐다보면 안 되는데 습관적으로 카메라를 쳐다봐 NG가 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가수와 배우로 섰을 때 차이점도 있을까. 카메라에 비춰지는 시간을 따져보면 가수로 활동할 때는 3~4분 동안 모든 매력을 발산해야 하지만 영화는 약 2시간이 주어진다.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니 차이점도 있을 것 같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해요. 모습을 보이는 시간은 다를지 몰라도 한 앨범, 한 작품에 쏟는 시간과 애정은 절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단지 방식이 다를 뿐이죠. 기간이나 열정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앨범을 만들 때 정말 세세한 작업이 필요한데 정도에 따라 앨범의 질이 확실히 달라져요. 또 의상 콘셉트 등을 위한 시간들이 참 길어요. 연기 역시 연기할 캐릭터를 위해 몇 달을 고민하잖아요. 관객들이 보는 시간의 차이는 있어도 제가 최선을 다한 시간은 같아요.”

‘애비규환’을 비롯해 OCN ‘서치’, 그리고 후반작업 중인 영화 ‘새콤달콤’ 등 연기에 몰두하고 있는 정수정은 언젠간 음악 활동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음악과 연기를 다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고 흔치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선후배 아이돌들의 다양한 활동을 응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여전히 ‘아이돌 가수’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그걸 깨기 위해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어요. 저 역시 최선을 다해 연기를 하고 있고요. 작품이든 앨범 활동이든 적당한 때에 하고 싶다. 여전히 재미있는 것과 도전하는 것을 좋아해요. 연기와 노래가 다 재밌어서 하나를 놓을 생각이 없기 때문에 당장 가수로 활동하겠다는 말씀은 못 드리겠지만 언젠간 음악으로 인사를 드릴 날이 올 것 같아요. 당분간은 새로운 ‘정수정’의 모습을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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