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유준상 “‘경소’ 시즌2? 시원하게 악귀 때려잡고파”

입력 2021-02-03 1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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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처럼 일하는 유준상이 말하는 도전
“매번 한계 느껴… 멘탈 관리에 집중”
“조병규 아빠·아들 같아…연기 케미 좋아”
한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경이로운 배우’ 유준상 이야기다.


지난달 24일 종영된 OCN 토일 오리지널 ‘경이로운 소문’은 악귀 사냥꾼 ‘카운터’들이 국숫집 직원으로 위장해 지상의 악귀들을 물리치는 통쾌하고 땀내 나는 악귀타파 히어로물이다. 이 작품에서 유준상은 가모탁 역을 맡아 기존과 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50대인 유준상은 30대인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체지방 3%라는 극한의 근육질 몸매를 완성하는 연기 열정을 보여줬다.

“작품 섭외 당시 감독님이 ‘서른아홉 살 캐릭터인데, 할 수 있냐’고 물었어요. 그래서 무조건 할 수 있다고 했어요. (웃음) 그러자 감독님이 ‘왕(王)자도 만들 수 있냐’고 하더라고요. 그 말에 곧바로 몸만들기에 집중했어요. 가모탁 연기에 있어서는 웹툰에 이미 그려진 캐릭터 특성을 살리면서도 저만의 개성을 찾으려고 했어요. 대사 한마디에 담긴 뉘앙스를 찾기 위해 대본을 끊임없이 분석하고 다른 배우들과 상의했던 것 같아요. 감독님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가모탁 캐릭터뿐만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 분석을 통해 배우들 간 연기 시너지를 내려고 노력했어요.”

웹툰 속 가모탁을 오롯이 연기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도 유준상은 자신만의 가모탁을 완성하기 위한 필살의 노력을 기울인다. 몸부터 헤어스타일까지 유준상이라는 한 배우가 가모탁이라는 캐릭터에 투영되는 과정의 놀랍고 경이롭다.


“웹툰 원작 기반이기에 캐릭터 설정 단계부터 고민이 많았어요. 우선 웹툰 속 가모탁과 제 이미지가 달랐어요. 그래서 캐릭터 결을 유지하면서도 제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몸을 만들어갈 때도 근육을 키우기보다는 기존에 제가 해오던 필라테스, 복싱, 테니스 등 다양한 운동 경험을 살려 유연성 있는 저만의 가모탁을 만들고자 했어요. 곱슬머리도 어떻게 구현할지 고민 많았어요. 원작 속 가모탁은 노랑머리다 보니 처음에는 가발도 제작해 써봤어요. 하지만 어울리지 않더라고요. 여러 시도 끝에 지금의 머리가 결정됐어요. 캐릭터를 찾아가는 정말 힘들었지만, 그만큼 저만의 가모탁이 탄생한 것 같아 감사하고 뿌듯합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자신만의 캐릭터를 완성해 가지만, 나이에서 오는 한계는 어쩔 수 없다. 유준상은 나이에서 오는 힘듦을 마인드 컨트롤로 이겨냈다.
“30대 후반 캐릭터다 보니 현장에서 아파도 아프다는 말을 못 했어요. (웃음) 더 잘해보고픈 욕심도 생겨서 고난도 훈련을 많이 했어요. 몸을 다치면 안 되니까 파쿠르(안전장치 없이 주위 지형이나 건물, 사물을 이용해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하는 곡예 활동) 훈련부터 다양한 액션, 복싱 연습까지. 사실 액션 연기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많이 다치고 상처를 입는데, 이번에는 신기하게 회복력이 빨라서 금방 좋아지더라고요. 아파도 안 아픈 척해서 그런가 봐요. 하하하. 정말 액션 연기에 크게 힘든 부분은 없었어요.”


가모탁이라는 캐릭터는 다른 캐릭터와 호흡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유준상 역시 다른 배우들과 특별한 호흡을 자랑해야 한다. 현장에서 유준상이 바라본 배우들 모습은 작품에서 보여주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조병규 배우와는 애드리브 장면이 많고, 합도 잘 맞았어요. 액션 연기도 미리 합이라도 맞춘 것처럼 자연스럽게 연결돼 좋은 케미(호흡)를 이뤘어요. 마치 아빠와 아들처럼. (웃음) 정말 최고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배우였어요. 김세정 배우와는 현실 오누이 같으면서도 부녀 느낌이 강했어요. 최상의 콤비랄까요. 정말 아이디어가 넘쳐요. 염혜란 배우는 제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었어요. 모두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줬죠. 정말 큰 역할을 해준 배우예요. 다들 고맙고 좋은 배우들과 만나 기뻐요. 배우들이 절 생각하는 매력 포인트요? 당하는 게 매력이 아닐까요. 하하하. 가모탁은 약간 놀리고 싶은 캐릭터 같아요. 그런 매력을 지닌 것 같아요. 그래서 현장도 늘 화기애애하고 즐거웠습니다.”

시즌1에서의 좋은 기억을 추억하는 유준상은 시즌2를 향한 기대로도 가득 찼다. “촬영하면서부터 ‘시즌2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어요. 시즌2가 제작되는 것은 ‘경이로운 소문’을 성원하고 사랑해준 시청자들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너무 감사해요. 시즌1에서 가모탁 괴력이 악귀들에게 생각보다 많이 전달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어요. 시즌2에서는 시원하게 악귀를 소탕할 힘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소문이처럼 염력도 쓰면서 악귀들을 때려 잡아보고 싶어요. (웃음)”



‘우아한 친구들’부터 ‘경이로운 소문’, 뮤지컬 ‘그날들’까지 소처럼 일한 유준상은 그 속에서 한계를 경험한다. 그리고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자신에게 주문을 건다.

“매번 한계를 느껴요. 그리고 그걸 이겨낼 수 없으니까 ‘이 또한 지나가는 거겠지’라고 생각하려고 노력해요. 또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은 결국 연습뿐이라는 것을 알기에 제게 필요한 것을 계속 채워나가고 연습해요. 요즘에는 흔들리지 않으려고 멘탈 관리에 신경 쓰고 있어요. 가끔씩 제게 물어요. ‘준상아 이러면 안 되지 않겠니?’, ‘이거 이겨 내자’라고 다독이고 주문을 걸어요. 힘들거나 지칠 때면 자연의 힘도 많이 받아요. 하늘을 바라보며 위로 받고 노래를 부르면서 힐링해요.”

유준상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다. 그렇기에 그에게 도전은 특별한 의미보다는 성장을 위한 시작이다. “새로운 도전을 하기보다 지금 제가 하는 이 일, 이 직업에 대해 더 성장하는 걸 목표로 해요.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을까’를 꾸준히 고민하며 앞으로 나아가려고 해요. 물론 험난하고 쉽지 않겠지만, 잘 이겨내서 만들어보겠습니다. 많이 응원하고 기대해 주세요.”



안방 공략에 나섰던 ‘소준상’은 또다시 공연장으로 향한다. 신축년(辛丑年)에도 소처럼 ‘열일’을 약속한다.

“이달 뮤지컬 ‘그날들’ 공연이 있어요. 또 다음 앨범을 위해 음악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영화 역시 다음 작품을 검토 중이고요. 제가 연출한 영화 ‘스프링 송’은 4월께 개봉을 앞두고 있어요. 더 열심히 하는 유준상이 되겠습니다. 많은 기대 부탁합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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