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배우 최수영의 일거수일투족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만 소녀시대로 가요계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배우로서도 착실한 커리어를 쌓고 있으니 ‘무슨 복을 타고 났나’ 정도의 어림짐작만 할 뿐이다.
그러나 JTBC 드라마 ‘런 온’의 서단아가 재벌가의 일원이고 스포츠 에이전시 CEO임에도 결핍을 지닌 것처럼 최수영에게도 결핍은 존재한다. 어쩌면 인간 최수영이 지닌 이 결핍이 서단아에게 몰입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것일지도.
“저와 서단아는 한없이 일을 좋아하고 완벽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닮은 것 같아요. 그래도 저는 단아처럼 어디로 튈 줄 모르는 성향을 아니에요. 단아보다는 눈치 있고 배려심 있는 사람이죠. 특히 단아의 말투는 저도 처음에 조금 불편했어요. 시청자들이 ‘단아는 원래 저렇게 말을 하는 애’라고 받아들여줄지 의심이 들었어요. 그래도 시간이 흘러서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아의 진짜 생각이라고 받아들이니까 마음이 점점 편해졌죠.”
최수영이 서단아와 가장 다르다고 느낀 지점은 바로 극중 영화(강태오)와의 이별 장면이다. 그는 “나는 단아보단 우유부단한 편”이라고 고백했다.
“제가 단아였다면 헤어지자는 말을 해놓고 그런대로 가만히 놔뒀을 것 같아요. 단아는 맺고 끊음이 확실하고 뒤도 안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는 데 그 부분이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그래고 단아의 진짜 마음을 알아봐주는 영화의 성품 때문에 둘의 이별이 멋있는 이별이 된 것 같아요. 마지막에 다시 미술관에서 만났을 때도 두 사람이 사회적 위치의 성장이 아닌 인간으로서 더 성숙해져서 새로 시작하려는 모습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럼에도 최수영은 서단아에게서 종종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곤 했다. 그는 겉으로만 보면 화려하지만 나름 처절했던 시간을 보낸 서단아에게 소녀시대 시절을 떠올렸다.
“티파니에게 단아의 영어 대사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어요. 대본을 보여주고 단아의 앞뒤 상황을 설명해 줬는데 티파니가 원어민답게 술술 영어 대사를 만들어 주더라고요, 그 덕에 엣지 있는 장면이 만들어진 것 같아 고마워요. 이 때 티파니와 나눴던 생각이 단아의 모습이 마치 소녀시대 같다는 거였어요. 자기 것을 지키기 위해 늘 날이 서 있는 모습이 과거의 우리와 닮아 있었죠. 그런 청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우리 작품 곳곳에 숨어 있어요. ‘오늘은 일어나는 것부터 해 볼까’라는 대사나 ‘네가 믿어주면 그걸 해내는 사람 내가 해볼게’라는 대사에 위로 받고 많이 울었죠.”
최수영의 말처럼 결국 사람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지지가 필요하다. 가수나 배우 같은 연예인이 팬들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지만 그건 연예인이 아닌 우리에게도 해당된다. 그리고 그 전에 먼저 스스로를 믿는 것이 필요하다. 최수영은 ‘런 온’에서 서단아를 만나 자신을 확신하고 스스로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연애를 오래 하는 것도 제가 지혜로워서가 아니라 서로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독립된 성격의 사람이라 그런지 단아처럼 받는 걸 굉장히 불편해 하는데 요즘은 조금 더 너그러워 지자고 마음을 먹었죠. 요즘 제가 생각보다 밝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는데 연기적인 면에서도 좀 더 서늘한 캐릭터도 해보고 싶고 코미디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사람 엔터테인먼트
그러나 JTBC 드라마 ‘런 온’의 서단아가 재벌가의 일원이고 스포츠 에이전시 CEO임에도 결핍을 지닌 것처럼 최수영에게도 결핍은 존재한다. 어쩌면 인간 최수영이 지닌 이 결핍이 서단아에게 몰입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것일지도.
“저와 서단아는 한없이 일을 좋아하고 완벽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닮은 것 같아요. 그래도 저는 단아처럼 어디로 튈 줄 모르는 성향을 아니에요. 단아보다는 눈치 있고 배려심 있는 사람이죠. 특히 단아의 말투는 저도 처음에 조금 불편했어요. 시청자들이 ‘단아는 원래 저렇게 말을 하는 애’라고 받아들여줄지 의심이 들었어요. 그래도 시간이 흘러서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아의 진짜 생각이라고 받아들이니까 마음이 점점 편해졌죠.”
최수영이 서단아와 가장 다르다고 느낀 지점은 바로 극중 영화(강태오)와의 이별 장면이다. 그는 “나는 단아보단 우유부단한 편”이라고 고백했다.
“제가 단아였다면 헤어지자는 말을 해놓고 그런대로 가만히 놔뒀을 것 같아요. 단아는 맺고 끊음이 확실하고 뒤도 안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는 데 그 부분이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그래고 단아의 진짜 마음을 알아봐주는 영화의 성품 때문에 둘의 이별이 멋있는 이별이 된 것 같아요. 마지막에 다시 미술관에서 만났을 때도 두 사람이 사회적 위치의 성장이 아닌 인간으로서 더 성숙해져서 새로 시작하려는 모습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럼에도 최수영은 서단아에게서 종종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곤 했다. 그는 겉으로만 보면 화려하지만 나름 처절했던 시간을 보낸 서단아에게 소녀시대 시절을 떠올렸다.
“티파니에게 단아의 영어 대사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어요. 대본을 보여주고 단아의 앞뒤 상황을 설명해 줬는데 티파니가 원어민답게 술술 영어 대사를 만들어 주더라고요, 그 덕에 엣지 있는 장면이 만들어진 것 같아 고마워요. 이 때 티파니와 나눴던 생각이 단아의 모습이 마치 소녀시대 같다는 거였어요. 자기 것을 지키기 위해 늘 날이 서 있는 모습이 과거의 우리와 닮아 있었죠. 그런 청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우리 작품 곳곳에 숨어 있어요. ‘오늘은 일어나는 것부터 해 볼까’라는 대사나 ‘네가 믿어주면 그걸 해내는 사람 내가 해볼게’라는 대사에 위로 받고 많이 울었죠.”
최수영의 말처럼 결국 사람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지지가 필요하다. 가수나 배우 같은 연예인이 팬들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지만 그건 연예인이 아닌 우리에게도 해당된다. 그리고 그 전에 먼저 스스로를 믿는 것이 필요하다. 최수영은 ‘런 온’에서 서단아를 만나 자신을 확신하고 스스로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연애를 오래 하는 것도 제가 지혜로워서가 아니라 서로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독립된 성격의 사람이라 그런지 단아처럼 받는 걸 굉장히 불편해 하는데 요즘은 조금 더 너그러워 지자고 마음을 먹었죠. 요즘 제가 생각보다 밝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는데 연기적인 면에서도 좀 더 서늘한 캐릭터도 해보고 싶고 코미디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사람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