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녀·재혼남·싱글맘이 어때서?…안방 예능 프로그램, 금기를 깨다

입력 2021-07-1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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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신발벗고 돌싱포맨’(사진), JTBC ‘용감한 솔로 육아-내가 키운다’ 등 이혼한 연예인들을 주인공 삼은 예능프로그램들이 잇달아 시청자들을 찾는다. 사진제공|SBS

‘돌싱포맨’ 굴곡진 사연 수다로 풀어
‘내가 키운다’ 나홀로 육아 일상 공개
‘돌싱글즈’ 이혼한 연예인들 전면에
시대 변화 반영…시청자들 공감대
“누구나 저마다의 사연은 다 있으니까!”

가수 탁재훈·이상민, 배우 임원희, 개그맨 김준호의 공통점은 바로 ‘돌싱’(돌아온 싱글)이다. 이들은 13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SBS 새 예능프로그램 ‘신발 벗고 돌싱포맨’(돌싱포맨)에서 이혼의 아픔을 뒤로하고 당당하게 “내가 먼저 ‘돌싱’을 탈출할 것 같다”고 외친다. 프로그램은 네 남자가 자신의 집을 찾아온 손님과 이야기하며 이혼, 사업, 실패 등 다양한 아픔 등 굴곡진 인생사를 수다로 풀어낸다.

뿐만 아니라 JTBC ‘용감한 솔로 육아-내가 키운다’(내가 키운다), MBN ‘돌싱글즈’ 등도 이혼한 연예인들을 전면으로 내세운다. 그동안 이혼과 재혼 등 예능프로그램에서 좀처럼 다루지 않았던 소재들을 삼으면서 방송가의 ‘금기’가 깨지는 분위기다.

“조심스럽지만 용기 냈다”
‘돌싱포맨’은 ‘미운 우리 새끼’(미우새)의 외전 프로그램이다. 출연자들이 ‘미우새’에서 이혼의 아픔을 딛고 나름의 즐거움을 찾아가는 과정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독립’까지 하게 됐다. 탁재훈은 이날 오후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제작발표회에서 “같은 공감대를 가진 우리끼리 자유롭게 대화하는 모습이 전에 보지 못한 신선한 재미를 안길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JTBC ‘용감한 솔로 육아-내가 키운다’. 사진제공|JTBC



‘돌싱포맨’이 토크쇼 포맷으로 이혼을 비교적 가볍게 다뤘다면, ‘내가 키운다’는 배우 채림·조윤희·김현숙, 방송인 김나영이 이혼 후 홀로 아이를 키우는 일상을 들여다보면서 현실감을 더했다.

이들 출연자들 모두 아이를 공개해야 하는 점 때문에 망설였지만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격려와 공감을 주고 싶어서” 용기를 냈다고 입을 모았다. 저마다 개성 있는 육아 일상을 그리면서 프로그램은 9일 첫 방송 이후 곧바로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았다.

11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돌싱글즈’도 배우 배동성의 딸 배수진 등 남녀 각각 4명의 ‘돌싱’들의 ‘썸’을 그리고 있다.

시대의 변화 반영한 결과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사회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담은 결과이기도 하다. 6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4월 인구동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4월에만 9038건의 이혼이 발생했다. 연간으로는 10만6500여 건에 달한다. 이혼이 더 이상 ‘낯설고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시대가 변하면서 해당 소재에 대해 공감하는 대중이 많아졌기 때문에 방송가에서도 적극적으로 이혼 등을 다루게 됐다”이라고 설명했다.

자연스럽게 1인 가구, 한부모가정 등 다양한 형태의 가정들도 방송으로 소개되고 있다. 하 평론가는 “이를 통해 일각에 존재하는 편견을 줄이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내가 키운다’의 김나영 또한 “요즘 혼자 육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데도 전형적인 가정 형태만이 ‘진짜 가족’인 것처럼 말하는 분위기를 깨고 싶었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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