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불호’. 김선호 새 별칭이다. ‘낙태 종용설’ 배우 K가 김선호라는 확인되고, 그가 이를 사실상 인정하면서다.
앞서 누리꾼 A 씨는 17일 국내 포털사이트 산하 커뮤니티 게시판에 배우 K에 대한 글을 올렸다. 배우 K와 교제했던 사이라고 주장하는 A 씨는 배우 K로부터 낙태를 강요를 받았다고.
A 씨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해(2020년) 초부터 올해 중반(여름)까지 교제했다. A 씨는 건강 때문에 피임을 중단했을 때 배우 K 요구로 피임 없이 관계를 맺었고, 지난해 7월 임신 사실을 배우 K에게 알렸다고 주장했다. 배우 K는 억대 광고 손해배상금 등을 이유로 낙태를 회유하고 결혼 등을 약속했다고. 문제는 낙태 이후다. 태아가 사라지자, 배우 K 태도가 달라졌다는 것. 배우 K는 작품 핑계로 감정 기복을 보여주더니 지난 5월 말 갑자기 이별을 통보했다.
A 씨는 “TV에서는 너무 다르게 나오는 그 이미지에 정상적인 일상이 불가능하다. 어쩌면 여자로서 개인적인 내 이야기도 낱낱이 밝혀야 하는 모든 리스크를 감수하고 글을 올리기로 마음먹었다”고 폭로 이유를 밝혔다. A 씨는 “이별 후유증뿐만 아니라 혼인을 빙자해 소중한 아기를 지우게 하고 작품 할 때 예민하다는 이유로, 스타가 됐다는 이유로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했던 그의 인간 이하 행동으로 정신적, 신체적인 트라우마가 심한 상태다. 이렇게 글이라도 쓰지 않으면 앞으로의 내 인생에 있어 평생 그가 내게 준 아픔의 그늘 속에서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없을 것 같았다”고 썼다.
이런 A 씨 주장에 온라인에서는 증거를 요구했다. A 씨가 주장에는 이미 배우 K를 특정할 만한 내용이 모두 담겼기 때문. A 씨는 증거 요청에 “사진이 정말 많아 그건 어렵지 않다. 바로 올리지 않은 이유는 법적인 이유 때문”이라며 “사진까지 올릴지 고민 중이나 신중하게 생각할 것이다. 1년 넘게 죄책감과 고통 속에 시달렸다. 쉽게 결정했거나 욱해서 쓴 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A 씨 폭로에 각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배우 K에 관한 글이 도배됐다. 배우 K가 누구인지 예상한 누리꾼 간 신경전이 펼쳐졌다. 배우 K를 실명을 언급한 유튜버도 등장했다. 연예부 기자 출신 유튜버 이진호 씨다. 이진호 씨는 18일 오후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연예 뒤통령’을 배우 K가 김선호이며 그를 둘러싼 소문은 이미 업계에서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런 이진호 씨 라이브 방송 영상을 인용한 실명 언급 보도가 이어졌다.
그리고 김선호와 소속사 솔트엔터테인먼트는 폭로 글이 올라온지 나흘 만에 입을 열었다. 먼저 솔트엔터테인먼트는 공식입장문을 통해 “김선호 개인사로 인해 많은 분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이번 일로 인해 실망과 피해를 드린 많은 분에게 사과한다.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뒤늦게 사과했다.
김선호는 역시 “입장이 늦어지게 된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 얼마 전 내 이름이 거론된 기사가 나가고 처음으로 겪는 두려움에 이제야 글을 남기게 됐다. 나는 그분(폭로자)과 좋은 감정으로 만났다. 그 과정에서 내 불찰과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그 분에게 상처 줬다. 그분과 직접 만나서 사과를 먼저 하고 싶었으나, 지금은 제대로 된 사과를 전하지 못하고 그 시간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선호는 “우선 이 글을 통해서라도 그분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 나를 끝까지 믿고 응원해 주는 모든 분에게 실망감을 줘 죄송하다. 항상 응원해 주는 분들이 있었기에 김선호라는 배우로 설 수 있었는데 그 점을 잊고 있었다. 부족한 나로 인해 작품에 함께 한 많은 분과 모든 관계자에게 폐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김선호는 “상처받으신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 두서없는 글이 많은 분의 마음에 온전히 닿지 않을 걸 알지만, 이렇게나마 진심을 전한다. 정말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사실상 A 씨 폭로글을 인정한 셈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맞고 아님을 명시하지 않은 채 상처준 것과 적절하지 못한 행동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문제는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 대세 배우로 주목받으며 많은 작품과 얽힌 김선호다. 해결해야 할 것이 많다. 당장 KBS 2TV ‘1박 2일 시즌4’(약칭 1박 2일) 거취다. 정규프로그램으로 매주 방영되는 예능프로그램 주요 출연자가 개인사로 물의를 빚은 상황. 시청자 시선이 고을리 없다.
하차든 퇴출이든 명확한 내용을 내놓아야 하지만 솔트엔터테인먼트와 김선호는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죄송하다”고만 반복했다. 죄송하다고 다 해결될 문제가 아닌데도 명확한 향후 대책은 내놓지 않는다. 그저 처분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어떤 말도 내놓려고 하지 않는 모양새다. 덕분에 김선호를 향한 시선은 ‘선호’에서 ‘불호’로 바뀌었다.
누구나 연애할 수 있고 헤어질 수 있다. 다만, 교제하는 과정에서 법적이나 도덕적 문제가 나오는 행동이 있었다면 이는 비판의 대상이다. 문제는 이런 개인사가 일로 연결되어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줄 때다. 당연히 ‘불호’다. ‘사실관계 파악 중이다’라는 이 한 마디가 어려워 여러 사람이 애가 타야 하는 이 상황을 만드는 것부터 ‘불호’다.
‘김불호’ 김선호는 이제 ‘1박 2일’ 거취와 차기작, 광고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피해를 준 만큼.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