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받는데 연기력 킹정” 백현진 분노캐 만능좌 [홍세영의 어쩌다]

입력 2021-12-22 13: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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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은 캐릭터마다 분노 유발자다. 목소리 톤부터 눈빛까지 보는 사람들 화를 부른다. 너무 연기가 맛깔스러워서 정말 때리고 싶을 만큼 얄밉다. ‘인간성 제로 캐릭터’를 주로 연기하는 배우 백현진 이야기다.

백현진은 20일 방송을 시작한 JTBC 월화드라마 ‘한 사람만’(극본 문정민 연출 오현종)에서 가정폭력범 하용근 캐릭터로 등장했다. 극 중 하용근은 인간이길 포기한 인물. 가정폭력범으로 아내에게 폭행을 일삼는 것도 모자가 어린 딸에게도 폭행을 일삼는다. 보험금을 노리고 살충제 성분이 든 우유를 딸에게 건네는 비정한 아버지다. 다행히 하용근은 이웃인 시한부 세신사 표인숙(안은진 분)과 살인청부업자 민우천(김경남 분)에 의해 죽음을 맞는다. 하용근 죽음은 극 전개에 핵심이자, 이야기를 이어가는 실마리다.

그리고 이런 하용근을 연기한 백현진에 대해 호평이 쏟아진다. 대체 불가라는 평가다. 인간이길 포기한 캐릭터를 주로 맡던 백현진이 아니면 할 수 없을 것 같은 연기라는 반응이다. 목소리만 들어도 ‘킹 받는다’(열 받는다)고 이야기할 정도다. 그만큼 ‘킹정’(정말 인정)하는 연기다. 그도 그럴 것이 백현진 필모그래피 속 캐릭터 면면은 분노 유발 그 자체다. 당장 11일 종영된 티빙 오리지널 ‘해피니스’(연출 안길호, 극본 한상운)에서는 ‘아파트 빌런’ 오주형 캐릭터를 연기해 시청자들 화를 돋았다.

지난 5월 종영된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극본 오상호 연출 박준우)에서는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웹하드 업체 사장 양진호 사건을 모티브로 한 박양진 캐릭터를 연기해 분노를 유발했다. 8월 종영된 tvN 토일드라마 ‘악마판사’(극본 문유석 연출 최정규)에서도 유튜버 대통령 허중세를 연기를 인간의 이중성을 보여줘 시청자 분노 지수 상승해 일조했다. 2017년 tvN 금토드라마 ‘내일 그대와’(극본 허성혜 연출 유제원), 2018년 MBC 수목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극본 도현정 연출 최정규 강희주)에서도 보는 이들 혈압을 자극하는 캐릭터로 눈도장을 찍었다.

놀라운 사실은 백현진이 연기를 따로 전공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미술을 공부하다 중도 포기하고 음악 활동에 매진하던 밴드 출신 가수다. 현재도 밴드원으로 활동 중이다. 화가로서도 입지를 넓히고 있다. 수년 전부터 개인전을 열면서 남다른 예술 감각을 뽐내고 있다. 그리고 이런 다양한 활동 속에서도 배우로서 연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시청자들이 지루할 틈이 없도록 빛나는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비인간성 캐릭터 전문 배우로서, ‘이 구역 1인자’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만큼 백현진 연기는 빛나고 또 빛나는 중이다.

한 제작관계자는 동아닷컴에 “캐릭터 때문에 분명 작품 외적으로도 손가락질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인데도 백현진은 너무 차진 연기를 현장마다 보여줘 놀랐다. 카메라가 꺼지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익살스럽게 배우들과 대화를 이어간다”며 “온·오프가 확실한 배우다. 맛깔스러운 연기 때문에 작품이 더 극적으로 보일 수 있어 항상 고마운 배우”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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