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진


‘공조2’ 주연 유해진을 만나다

우려먹는 속편 될까 걱정했는데
이석훈 감독 믿었기에 큰 기대
내 비주얼? 현빈보다 독보적이죠
배우 유해진(52)과 현빈(40)이 7일 개봉하는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공조2, 감독 이석훈·제작 CJ ENM, JK필름)로 다시 뭉쳤다. 2017년 설 연휴에 개봉해 781만 관객을 모은 ‘공조’에 이어 속편에서 두 사람은 또 한 번 남북한 형사 강진태와 림철령 역으로 나서 FBI 요원 다니엘 헤니와 함께 범죄자를 잡기 위해 공조한다. 전편서 각각 코믹과 액션을 담당했던 유해진과 현빈은 이번 영화에서는 역할의 경계를 넘나든다. 유해진은 더 몸을 쓰고 현빈은 코믹한 연기로 액션과 유머를 업그레이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기 생활 25년 만에 처음 속편 영화에 출연한 유해진은 “사실 속편을 그리 선호하진 않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본편의 인기”에만 기대 같은 이야기를 “우려먹는” 실망스러운 속편을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석훈 감독에 대한 믿음”으로 ‘공조2’를 택했다.

“2014년 ‘해적: 바다로 간 산적’(해적)을 함께 한 이 감독이 연출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대가 높아졌죠.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큰 규모의 액션과 유머를 기가 막히게 캐치해내는 분이라는 걸 ‘해적’을 통해 봤으니까 믿을 수 있었어요.”

유해진은 코믹 연기의 ‘베테랑’으로 익히 알려져 있지만 정작 그는 “웃기기 위한 연기는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중요한 건 “주어진 상황에 맞는 연기”라고 했다. 코미디 영화에 필수불가피한 애드리브도 웃기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극이 목적지까지 잘 흘러가도록 하는 윤활유여야 한다”고 믿는다.

“많은 분이 애드리브를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하는 거라 생각하는데, 아니에요. 영화는 혼자 하는 게 아니잖아요. 상대 배우도 있고 감독님의 생각도 있으니 제 마음대로 할 수 없죠. 모든 애드리브는 밤새 고민하고 생각하며 만들어낸 결과예요.”

전편에 비해 더 밝고 유쾌해져 “도드라진 성격 변화”를 보여주는 현빈과 달리 그는 캐릭터가 이어지도록 자연스레 연기했다고 돌아본다. 전편의 관객이 “낯설지 않게 속편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게 역할이라 생각했다”는 설명이 따랐다.

현빈과 2인 공조에서 다니엘 헤니가 합류한 삼각 공조로 판을 키운 만큼 “이야기는 더 풍성”해졌다고 자부한다. 두 후배와 함께 만들어낸 시너지도 만족스러웠다.

“전편에서는 ‘배우 현빈’과 함께 연기하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엔 ‘동생 빈이’와 호흡하는 기분이었어요. 정말 편했어요. 다니엘 헤니와 호흡은 처음이었는데 몸에 밴 매너와 젠틀함 덕분에 전혀 불편함이 없었죠. 생각보다 한국어를 잘해 놀랐어요. 어떻게 공부했냐고 물으니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와 한국어로 대화한다고 하더라고요.”

“두 미남 사이에서도 비주얼로는 내가 독보적이었다”며 웃는 유해진은 ‘데뷔 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는 외모’라는 말에 “차이가 없다니 무슨 말인가. 카메라 마사지를 받고 10년 전보다 훨씬 나아졌는데”라며 호탕하게 또 한번 웃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