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성의 ‘재벌집 막내아들’…세계를 홀렸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배우 이성민(사진 위)과 송중기 등 배우들의 호연과 1980∼2000년대 주요 사건과 소재로 담아내 몰입감을 높였다. 사진제공 | JTBC

올 안방극장 최대 흥행작 등극

시청률 25% 돌파 ‘화려한 피날레’
빠른 전개·물고 물리는 반전 매력
美 OTT 플랫폼 50여개국서 1위
틀 깬 주 3회 방송 첫 도전 대성공

송중기·이성민 주연의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올해 안방극장의 최대 흥행작에 등극했다. 지난달 18일 시작해 25일 종영하며 25%(이하 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넘기며 마지막까지 식지 않은 인기를 과시했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해외 시청자의 관심도 끌어낸 드라마는 원작인 동명 웹소설이 완결된 지 4년 만에 ‘역주행’ 인기를 얻는 데 힘을 보탰다. 또 주 3회 방송이라는 첫 시도로 향후 안방극장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했다.


●재벌과 맞서는 카타르시스 ‘만국공통’

종영 전날인 24일 이미 25%의 시청률을 넘어선 드라마는 반전을 거듭하며 화력을 키워왔다. 드라마는 재벌가 순양그룹 일가의 오너 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 송중기가 순양가의 막냇손자로 환생해 인생 2회차를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특히 대한항공 858편 폭파 사건을 비롯해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 닷컴 버블,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진출, 카드 대란 등 1980∼2000년대 주요 사건을 중요한 배경과 소재로 담아내며 시청자 공감을 얻었다.

극중 재벌가 인물들과 맞서는 송중기의 이야기는 해외 시청자들의 시선도 끌었다. 아시아 콘텐츠를 공급하는 미국 OTT 라쿠텐 비키에서 미국·캐나다·브라질 등 50여 개국에서 1위에 올랐다. 아시아권 OTT인 Viu에서도 인도네시아·홍콩·싱가포르 등에서 ‘가장 많이 본 콘텐츠’ 정상에 이름을 올렸다.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OTT에도 동시 방영권을 판매한 제작사 래몽래인과 SLL중앙은 덕분에 352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이미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3회 방송, 새로운 시도에 관심

드라마는 2017년부터 이듬해까지 산경 작가가 웹 콘텐츠 플랫폼 문피아에 연재한 원작인 동명 웹소설도 화제작으로 끌어올렸다. 송중기의 죽음을 사주한 범인이 초반에 드러나는 원작과 달리 드라마는 막판까지 그 정체를 숨겼고, 그가 재벌가에 복수하는 방식도 조금 다르게 펼쳐내면서 원작 웹소설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문피아의 모회사인 네이버웹툰은 드라마 공개 이후 10일 동안 웹소설의 유료 결제가 급등해 관련 매출이 6배가량 뛰어올랐다고 밝혔다. 25일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원작을 바탕으로 한 웹툰도 드라마 공개시기에 맞춰 8일 북미 지역과 11일 일본에서 선보여 상위권에 안착했다”고 말했다.

‘재벌집 막내아들’의 주 3회 편성 방식도 방송가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각 방송사는 향후 주 3회 방송의 적용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이야기를 한꺼번에 공개하는 OTT 환경에 익숙해진 시청자가 사흘 동안 연달아 드라마를 보면서 호평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JTBC 전략편성실 관계자는 “주 3회 방송으로 관련 보도와 온라인 바이럴 등이 시청률은 물론 화제를 끌어올리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한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예능·드라마 방송 시간대를 고정시킨 방송사로서는 당분간 시도하기 힘든 편성 방식”이라면서도 “속도감이 빠른 장르물의 방영 시간을 늘리자는 등 의견이 나온다”고 귀띔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