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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노출, 수위 높은 정사신 등 자극적 타이틀로만 주목받을 영화가 결코 아니다. 인간이라면 모두가 가지고 있는 갖지 못하는 것을 향한 들끓는 욕망, 가지려는 자와 뺏기는 자들 사이의 소유와 약탈, 그리고 결핍 등을 관능과 파격의 이야기로 뜨겁게 그려낸 어른들을 위한 웰메이드 에로틱 스릴러의 탄생. 영화 ‘히든페이스’다.
20일 개봉하는 영화는 예상치 못한 실종이라는 사건으로 인해 위기에 봉착한 한 커플의 이야기다. 오케스트라 지휘자 성진(송승헌)은 첼리스트이자 오케스트라 단장의 딸인 약혼녀 수연(조여정)이 어느 날 갑자기 영상 편지만 남기고 사라지자, 혼란과 불안을 느낀다. 그러던 중 수연을 대신해 오케스트라에 새롭게 합류한 아내의 후배 첼리스트 미주(박지현)에게 거부할 수 없는 성적 매력을 느끼고 결국 넘지 말아야 할 선까지 넘게 된다. 아무도 모를 거로 생각했던 두 사람의 밀회를 사실 집안에 숨겨진 밀실에 갇혀있던 수연이 전부 지켜보고 있었다는 게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파국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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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수연이 밀실에 들어가고 갇히게 된 ‘진짜 이유’가 밝혀지면서 영화의 이야기와 세 인물의 관계는 관객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급변하기 시작하는 데, 이 지점부터 원작과 다른 이 영화의 개성이 제대로 드러난다. 수연과 미주가 계급 차이가 확실한 동성 연인 관계였다는 새로운 설정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단순히 연인의 불륜과 질투를 자극적으로 보여주는 게 목표인 줄 알았던 영화가 인간의 거부할 수 없는 욕망과 소유욕이라는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꺼내 보이기 시작하는 것도 이 순간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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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연기 역시 훌륭하다. 특히 조여정과 박지현 두 여배우가 뿜어내는 에너지는 이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다. 대부분 밀실에 갇혀 연기한 조여정은 좁은 밀실을 자신의 폭발적인 연기력을 뿜어내는 자신만의 독무대로 만들며, 과감한 노출 연기를 감행한 박지현은 노출보다 더 돋보이는 신비하고 오묘한 캐릭터의 매력을 제대로 드러낸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