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검정치마가 지난해 10월 중국 산시성 시안의 한 공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펼치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검정치마 SNS
‘사드 사태’로 불거진 ‘한한령’(한류금지령),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얼어붙었던 양국의 콘텐츠 교류가 8년 만에 물꼬를 틀 조짐을 보여 눈길을 모은다. 특히 현지에서 뜨거운 인기를 모으고 있는 케이(K)팝이 ‘교두보’ 역할로 주목받으며 가요계 안팎에서는 관련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일 스포츠동아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일부 중국 대형 공연기획사가 국내 소속사들에 케이팝 가수들의 단독 공연 일정 등을 문의하기 시작했다. 한 공연 관계자는 “실제 공연 성사까지는 아직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현지 공연사 측에서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묻는 등 온도 변화는 확실히 체감되고 있다”고 전했다.
2016년 한한령 조치 이후 중국에서 한국 가수들의 정식 공연이 이뤄지지 못했던 점과 비교하면 이런 흐름이 긍정적이란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진 2023년부터는 케이팝 그룹들이 현지에서 팬 사인회를 간간이 열렸으나 단독 콘서트 등은 개최하지 못했다.
여기에 싱어송라이터 검정치마(조휴일)는 지난해 10월 중국 산시성 시안에서 콘서트 ‘틴 트러블스 인 차이나’를 열면서 변화 양상에 힘을 싣기도 했다. 해당 공연은 한한령 이후 8년 만에 중국에서 열린 첫 한국 가수 콘서트로 기록됐다.
물론 미국 국적을 가진 검정치마의 공연 이후 한국 국적 가수들에게까지 공연 기회가 갈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올해 정책 등을 밝히는 자리에서 “중국정부에서 케이팝 가수 콘서트 등 문제를 거론해 우리도 방법론을 제시했다”고 설명해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키웠다.
중국 기업들도 관련 변화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 음원 플랫폼 QQ뮤직을 운영하는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그룹은 올해 상반기에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인 디어유의 팬 소통 메신저 ‘버블’을 QQ뮤직 입점 형태로 현지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