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식 감독에게 미쓰비시컵 우승은 도약의 발판…“베트남과 함께 더 높은 곳으로”

입력 2025-01-07 16: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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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축구대표팀 김상식 감독(가운데)이 5일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 2024 미쓰비시컵 결승 2차전 원정경기에서 3-2로 이긴 뒤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사진제공|VFF 홈페이지

베트남축구대표팀 김상식 감독(가운데)이 5일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 2024 미쓰비시컵 결승 2차전 원정경기에서 3-2로 이긴 뒤 우승을 자축하고 있다. 사진제공|VFF 홈페이지


“월드컵 본선 무대를 향한 꿈이 생겼다.”

나지막하지만 분명한 어조였다. 베트남대표팀을 2024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미쓰비시컵) 정상으로 이끈 김상식 감독(49)은 이제 더 큰 무대를 갈망한다. 지금의 기세를 아시안컵 예선 통과와 동남아시안게임(SEA게임) 우승으로 이어간다면, 베트남을 사상 첫 월드컵 본선 무대로 이끌 수도 있다고 자신했다.

김 감독은 7일 온라인(ZOOM)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베트남의 사상 3번째 미쓰비시컵 우승이자, 6년 만의 정상 등극이다. 베트남 축구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더 큰 대회에 출전해 선수들과 큰일을 해내보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고전을 면치 못했던 베트남과 김 감독 모두에게 의미가 큰 우승이었다. 동남아의 강호 베트남은 필립 트루시에 전 감독(프랑스) 체제에서 무너졌다. 김 감독 역시 2021년 전북 현대 사령탑으로 부임해 그해 K리그1과 이듬해 FA컵 정상에 올랐지만, 2023시즌 초반 성적 부진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다행히 베트남과 김 감독은 첫 만남부터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김 감독이 지난해 5월 취임한 뒤 베트남 1부리그부터 3부리그까지 발품을 팔며 부지런히 베트남 축구에 적응하자, 베트남축구협회(VFF) 역시 최원권 전 대구FC 감독과 이운재 전 전북 골키퍼 코치를 각각 수석코치와 골키퍼 코치로 선임하며 김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코칭스태프 사단을 구성한 덕분에 베트남의 문제점을 빨리 찾아냈다. 김 감독은 트루시에 전 감독 시절 세대교체가 급진적이었다는 판단에 따라 즉시전력감 발굴에 집중했고, 응우옌 쑤언선을 브라질에서 귀화시키는 등 베트남 축구를 바꿔나갔다.

전북 시절의 아픔은 옛날이야기가 됐다. 팜민찐 베트남 총리가 주최한 축하 행사에 초청받는 등 국빈급 지위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자만하는 대신 여전히 축구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감독은 “나와 베트남이 겪은 성공과 실패 중 최대한 좋은 점들만 취사선택하려고 했다. 일관된 철학을 갖고 선수들을 지도했고, 지도자에게 순종적인 성향을 갖춘 선수들이 잘 따라와준 덕분에 웃을 수 있었다”며 “궁극적으로는 베트남 선수들과 함께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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